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넥슨 최성욱 그룹장은 'V4' 흥행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견고하게 다져진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MMORPG가 이끌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을 'V4'가 한 번 흔들어 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그룹장의 발언은 출시 후 약 1년 만에 현실이 됐다. 신규 오리지널 IP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것은 물론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후보까지 이름을 올렸다. 'V4'를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는 MMORPG 본연의 재미를 깊게 파고들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넥슨의 모바일 흥행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V4'는 상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1조6674억 원, 영업이익 7730억 원 등 역대 반기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 중 2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인기를 발판 삼아 해외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 7월 북미·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손면석 넷게임즈 PD는 "국내 이용자로부터 검증된 뛰어난 게임 경험과 모바일·PC 환경에 최적화한 최고 수준의 그래픽 품질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버전은 MMORPG 이용자의 플레이 경험, 캐릭터 성장 체감 등에 중점을 두고 현지화 작업이 이뤄졌다. 일본 시장의 경우 이용자 간 전투(PvP) 등 경쟁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현지 이용자 성향과 MMORPG 코어 타깃층이 약한 점을 고려해 난이도 밸런스 조정에 공을 들였다.
이용자 의견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업데이트 방향성도 호응을 이끌어 냈다. 넷게임즈는 전투력 차이에 따라 이용자가 속한 레벨 구간에서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재미를 높이는 데 개발력을 집중했다. 서버 단위로 기획된 영지 쟁탈전의 참가 범위를 길드로 좁힌 점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지난 9월 일본 진출에 앞서 이선호 넷게임즈 디렉터는 "게임 내에서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다른 이용자와 'V4'에서 같이 섞여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 하나하나의 경험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개발 방향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언택트 마케팅도 주목을 받았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이용자와 친목을 다졌던 '브이포차'를 잠정 중단하는 대신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소통 창구에 변화를 줬다. 인플루언서와 팬들이 실시간으로 만나는 '브이포티비', TV 홈쇼핑처럼 아이템을 알리는 '브이포쇼핑'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달 7일에는 이용자와 함께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되짚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는 '브이포택트(브이포와 언택트의 합성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1주년 성과 및 업데이트 발표 ▲실시간 게임 이벤트 ▲브이포쇼핑 ▲특별 게스트 축하 공연 ▲질의응답 등으로 구성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V4'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또 넥슨은 'V4' 1주년 사전등록 사이트를 열고 신규 클래스 랜서를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와 다섯 종류의 장비 복구권(무기·방어구·장신구·아티팩트·반지)이 담긴 1주년 기념 플래티넘 쿠폰을 예고했다. 신규 업데이트 및 이벤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언택트 간담회 '브이포택트'에서 공개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