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SWC2020' 월드 파이널에서 '미스터 청'은 전년도 월드 파이널 4강 진출자 '로지스(ROSITH)'와 한국의 '차미(CHARMI)', 대만 대표 '가이아(GAIA)' 등 강자들을 차례로 격파하고 마지막 우승자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로써 매년 꾸준히 'SWC'에 도전해온 '청'은 올해 첫 월드 파이널 무대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서머너즈워'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대회 기간 동안 한껏 추켜세운 과감한 머리스타일로 세계 팬들의 이목을 모았던 '청'은 월드 파이널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이번 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머리 덕택"이었다며 겸손한 소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미스터 청'과의 일문일답.
Q 'SWC' 월드 파이널에 처음 진출해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 챔피언이 된 소감은.
A 정말 기쁘다. 월드 파이널 전에는 8강 첫 매치라도 꼭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다. 챔피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지 못했는데,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고 꿈만 같다.
Q 홍콩 첫 'SWC' 우승을 차지했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A 그렇다. 홍콩은 미국이나 한국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서머너즈워'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우승을 함으로써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도 충분히 '서머너즈워' e스포츠 월드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닌가 싶다.
Q 결승전에서 '가이아(GAIA)'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을 펼쳤다. 언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A 결승전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겨루긴 했지만, 나와 '가이아(GAIA)'는 친구이기도 하다. '가이아'는 몬스터 룬작이 뛰어난 선수로 정평이 나 있기도 했고, 전략도 자주 바뀌는 편이었기 때문에 상대할 땐 사실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결승 마지막 다섯 번째 세트에서 '가이아'의 물 속성 늑대인간 몬스터를 쓰러뜨렸을 때,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Q 어떤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힘들고 기억에 많이 남는지.
A 아무래도 결승에서 풀 세트 접전을 함께 펼친 '가이아'다. 원래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라 대회에서 겨룬다고 생각하니 상상이 안 되기도 했고, 아시아퍼시픽컵에서 같은 대만·홍콩 지역 예선을 치렀지만 예선이나 지역컵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보도 많지 않았다. 이렇게 월드 파이널 마지막 매치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지막 경기는 정말 짜릿했다.
Q 매치 중에는 굉장히 침착한 편이다. 상대방의 플레이에 밀리거나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지.
A 지나간 경기에 미련을 두지 않는 편이다. 이전 경기가 어땠든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점을 주고 생각한다.
Q 월드 아레나를 플레이할 때 보통 어떻게 전략을 짜는지. 'SWC' 대회를 치를 때도 동일한 전략을 유지했는지,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보통 '서머너즈워'에서 '월드 아레나' 랭킹전을 많이 플레이 하는 편이다. 보통 가장 안정적인 전략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이번 'SWC2020'에서도 마찬가지로 같은 방법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우승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몬스터를 선택하고 상대했다.
Q 코로나19(COVID-19)로 'SWC'가 전면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행됐다. 전년도 참가자로서 느끼는 차이점도 많을 것 같다.
A 온라인 대회의 장점은 선수로서 부담감이 적다는 점이다. 집에서 경기하는 게 훨씬 편했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경기장에는 관객들이 많이 지켜보고 있다 보니 부담감이 있는데, 온라인은 긴장감이나 스트레스도 많이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응원 열기를 느껴볼 수 없는 건 정말 아쉽다. 현장의 열기가 굉장히 뜨겁고 좋았다. 그래서 내년엔 오프라인으로 대회가 진행되길 기대한다. 대회 참가 겸 다른 나라도 가볼 수 있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Q 'SWC2020'가 어떤 의미로 느껴지는지.
A 'SWC2020' 뿐만 아니라 '서머너즈워'는 내게 엄청 큰 의미이고 중요한 존재다. 게임을 하다가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절대 잊지 못할 거 같다.
Q '서머너즈워'만의 매력을 말한다면.
A '서머너즈워'가 출시한지 만 6년이 넘었다. 정말 매력이 많은 게임인 것 같다. 먼저 룬을 얻기 위한 꾸준한 플레이, 몬스터를 뽑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기대감과 성취감, 그리고 PvP(이용자간 대전)에서 의외의 확률이 전투에 짜릿함을 주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몬스터나 스킬 밸런스를 통해서 실시간 아레나 전략을 계속 업데이트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끝없는 재미와 신선함을 주는 것 같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