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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리니지 3형제' 시대에 대한 우려

엔씨소프트의 신작 '트릭스터M'이 출시 초반 순항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리니지'라 불리며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은 바 있는 '트릭스터M'은 구글 플레이 매출 3위에 올랐는데요. 엔씨의 '리니지M', '리니지2M', '귀여운 리니지'인 '트릭스터M'까지. '리니지 3형제'가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트릭스터M'은 '리니지M'과 유사한 시스템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의 핵심 BM이 되는 변신 시스템의 경우 '리니지 3형제' 모두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죠. 높은 등급 변신 카드 획득 확률이 낮다는 이용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률형 BM 중심의 신작을 내놓은 엔씨를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리니지 3형제'의 장기집권이 이어질 경우 다른 업체들까지 유사한 BM의 MMORPG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확률형 아이템 관련한 정부 규제가 실행되기 전까지는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으로 촉발된 트럭시위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유명무실한 자율규제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과는 달리 특별히 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주요 업체들의 신작 라인업을 살펴 보면 '리니지 형제'의 자리를 노리는 MMORPG이거나 역시 확률형 아이템 뽑기 위주의 수집형 RPG가 대부분입니다. 겉모습만 조금씩 다를 뿐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은 양산형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은 하나같이 극악입니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정부 규제를 반대할 명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해외 개발사들은 이미 차세대 콘솔과 VR/AR, 클라우드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술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메이저 업체들조차 여전히 모바일 MMORPG에 주력하고 있죠. 국내 메이저 업체들도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여주기식 소규모 프로젝트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중견 업체나 중소 개발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국내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입었습니다. 야외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게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죠. 올해 말까지 국내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져 집단 면역에 성공할 경우 역으로 게임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행과 각종 스포츠를 비롯한 야외 레져 활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됐을 때에도 굳이 게임을 즐기지는 않을 이용자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적당한 그래픽에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로 무장한 확률형 BM 기반 양산형 MMORPG라면 매력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게임업계는 코로나19 덕분에 시간을 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치료제가 개발되고 나면 한국 게임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미래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국내 게임업계가 2020년과 같은 호황을 다시 누리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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