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리턴' 개발사 님블뉴런을 이끌고 있는 김남석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이 발전의 토양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회사를 설립해 99% 실패했다. 3개 프로젝트를 선보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실패하는 과정에서도 풀기 힘든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풀면 큰 재미를 줄 수 있는 문제를 풀 때 얻는 성취감에 끌려 지금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숱한 실패 끝에 태어난 '이터널 리턴'
김남석 대표는 "회사에 불이 난 적이 있는데 당시 퍼블리셔와의 계약까지 취소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에 넵튠과 '블랙서바이벌'이라는 IP를 만나면서 DNA에 자극을 받았다. MOBA 전투 기반 생존게임에 대한 도전이 그렇게 시작됐다. 흥분하면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가치있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이터널 리턴' 개발 초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아예 책정되지 않았다. 1년 안에 출시해야 한다는 단서 조건까지 달렸다.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힘든 여건 속에서도 님블뉴런 개발진은 인디게임 개발 방식을 참고해 이용자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거치며 게임의 완성도도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퍼블리셔나 파트너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남석 대표는 "여러 국내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위해 노력했지만 대부분 테스트조차 거절당했다. 지금의 파트너인 카카오게임즈조차도 처음에는 테스트를 거절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남석 대표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듀오와 스쿼드 모드를 도입한 이후 게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얼리 액세스를 진행하고 어렵게 마련한 2100만 원의 마케팅 자금을 소중하게 사용해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반응을 얻으면서 스팀동시접속자 5만 명이라는 과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마케팅 자금 '제로'로 출발…스팀 동시접속자 5만 '대박'
김남석 대표의 말처럼 님블뉴런은 이용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이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개선하며 이용자 풀을 넓혀나갔다. 님블뉴런은 높은 초반 진입장벽과 부족한 편의성, 정형화된 패턴 등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팀을 대폭 충원하며 노력했다. 그 결과 국내외 유명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이터널 리턴'이 유행을 타기도 했으며, 한 차례 거절당했던 카카오게임즈를 든든한 파트너로 맞이하게 됐다.
님블뉴런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연말까지 게임을 탄탄히 개선한 뒤 내년 이후 본격적인 붐업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위축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올 하반기 내실을 강화하고 백신 접종률 확대로 집단 면역이 기대되는 내년 이후 PC방이나 e스포츠 마케팅까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연말까지 콘텐츠 보강에 주력…내년부터 본격 서비스 돌입
님블뉴런은 연말까지 캐릭터 45종을 완성함과 동시에 밸런싱에도 신경을 쓴다는 입장이다. 2주마다 신규 캐릭터를 추가해 게임의 전략적 다양성을 갖춰나가고, 신규 이용자 및 초심자들을 위한 보다 친절한 튜토리얼과 다양한 편의기능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신규 모드나 신규 맵 개발 계획은 뒤로 늦추고 기본 맵인 '루미아 섬'의 재미를 보다 확실히 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는 7월22일 '이터널 리턴' 카카오 서버를 오픈한다. 다음게임 플랫폼을 통해 기존 스팀 이용자와 동일한 환경에서 '이터널 리턴'을 즐길 수 있게 하고, PC방 서비스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PC사업본부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PC방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백신 보급이 확대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PC방 마케팅을 전개하고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대회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는 재미와 e스포츠는 '이터널 리턴'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터널 리턴'이 스팀 동시접속자 5만 명이라는 성과를 거둔 데에도 스트리머 참가 대회를 통해 '이터널 리턴'을 접한 이용자들이 늘어난 영향을 크게 받았다.
◆본격적인 e스포츠 마케팅 시점은?
님블뉴런과 카카오게임즈는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게임의 보는 재미를 늘림과 동시에 e스포츠 종목으로의 발전까지 꾀한다는 입장이다. 스트리머들과 긴밀히 협업하는 역할은 보다 빠른 피드백을 위해 개발사인 님블뉴런이 맡고, 이용자 중심의 소규모 대회는 카카오게임즈가 담당할 계획이다.
다만 무리하게 초반부터 e스포츠 대회를 추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계획이다. 김상구 본부장은 "본격적인 e스포츠는 2023년을 보고 있다.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큰 대회를 열려면 투입되는 리소스가 너무 크다. 기본 서비스가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만 해도 한국에 들어오던 시점에서 90개 가까운 챔피언이 있었는데 지금의 '이터널 리턴'은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님블뉴런과 카카오게임즈는 '이터널 리턴'의 보는 재미를 이용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마련해 여러 플랫폼으로 유통한다는 복안이다. 추후 여기에 다양한 e스포츠 대회까지 더해진다면 '이터널 리턴'의 인기 상승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님블뉴런 김남석 대표는 이용자와 함께 만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김 대표는 "초창기 인터뷰 때 얼리 액세스에 돌입했으니 이용자들의 게임이 됐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런 마음에 변함이 없다. 이용자들을 위한 정원이나 숲을 가꾸는 정원사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느낌으로 개발하고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