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가 시간을 게임에 주로 할애했던 기자는 최근 들어서는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실내에서 운동량을 늘리기 위한 '링피트 어드벤처' 정도만 닌텐도 스위치로 플레이할 뿐, 아예 데스크탑 PC는 한쪽으로 치워둔 상황인데요. 게임 대신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 TV 기능이 대폭 향상되고 스마트 셋톱박스 보급이 늘어나면서 대화면을 이용해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OTT 서비스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는데요. 유튜브를 비롯한 개인방송 플랫폼까지 스마트 TV를 통해 즐길 수 있습니다.
일부 스마트 셋톱박스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레이싱게임이나 격투게임 정도는 손쉽게 즐길 수 있죠. 직접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유명 스트리머의 게임 화면을 보며 대리만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굳이 PC 앞에 앉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소파에 편하게 누워 리모콘을 이리 저리 돌리며 때로는 IPTV 스포츠 채널에서 응원하는 선수나 팀의 경기 소식을 확인하고 다시 유튜브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지속적으로 기자의 관심을 끌 만한 동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스마트 TV는 게임업계가 공략해야 할 주요 플랫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4K 해상도의 70인치 이상 대화면 LED TV는 이미 가정에서 구입하기 큰 부담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스마트 TV 기능은 IPTV 셋톱박스에서 지원하기도 하고, 별도의 스마트 셋톱박스 구입도 10만 원 미만으로 4K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제품 구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스마트 셋톱박스 보급이 늘어나고 하드웨어 성능이 높아질 경우 스마트 TV에서 구동 가능한 게임의 수준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PC나 콘솔의 고사양 게임까지는 어렵더라도 캐주얼한 모바일게임 정도는 지금 당장도 스마트 TV에서 어렵지 않게 구동 가능하니까요.
게임 스트리밍 개인방송도 PC나 모바일보다 대화면의 스마트 TV로 볼 때 장점이 큽니다. 4K 해상도 게임으로 방송을 해도 화면이 작은 모바일 기기나 모니터로는 고해상도 화면을 그대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UHD TV에서는 실감나는 화면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최근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스트리밍 방송을 즐겨보는데요. 과거 즐기던 '디아블로2'보다 한층 향상된 높은 해상도의 그래픽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TV가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던 메인 플랫폼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개인용 PC가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콘솔 게임기를 TV에 연결해 게임을 즐겨야 했으니까요.
PC 하드웨어의 급격한 발전과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TV를 벗어나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더 많아졌지만 대화면과 고해상도로 무장한 TV가 다시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와 고속 네트워크만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게임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TV가 메인 게임 플랫폼이 될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한층 스마트해진 TV가 더욱 스마트해질 내일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