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랩게임즈는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 지난 9월 입주해 본격적인 신작 개발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함께 한 베테랑 개발자 20명이 의기투합해 정통 MMORPG '프로젝트R'을 프로토타입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 것.
신현근 대표는 "쉬운 시기는 아니다. 코로나도 그렇고 인력 영입도 만만치 않지만 좋은 기회가 닿아서 시작하게 됐다. 전작들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게임성을 업그레이드해서 좋은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젝트R'은 어른들을 위한 MMORPG를 표방한다. 레드랩이라는 회사 이름처럼 성인들 취향에 맞는 '빨간 맛'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현근 대표는 "MMORPG는 PK도 그렇고 거래 경제도 그렇고 학생들이 하기에는 무겁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어른들을 위한 MMORPG의 깊이를 더하자는 의미에서 '붉은색 연구소' 레드랩을 회사 이름으로 정했다. '프로젝트R' 또한 하드코어 MMORPG가 될 것이다. 늦어도 2023년에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초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레드랩게임즈는 '에오스 레드' 성공을 함께 이룬 주역들이 모인 회사다. 거기에 첫 프로젝트 또한 MMORPG 장르이기에 전작과 비슷한 게임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신현근 대표는 이에 대해 "예전 경험으로 비슷한 게임을 빨리 또 만들자는 생각은 아니다. 볼륨은 더 크게, 시스템 깊이 또한 훨씬 깊고 정교하게 하려 한다. '프로젝트R'은 PC 버전도 병행해서 개발할 예정"이라며 전작보다 더 나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초반 개발 속도는 잘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 연말까지 빌드를 정리하고 내년 초에 CBT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게임업계에는 P2E(Play To Earn) 바람이 불고 있다. P2E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MMORPG이기에 레드랩게임즈 또한 P2E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신 대표는 "일단 국내와 중국은 P2E 없이 출시할 예정이고, 그 외의 지역에는 PE2 버전을 서비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P2E는 게임을 다 만들고 붙이는 식으로는 어렵다. 기획 단계부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 이용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현근 대표는 P2E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P2E는 개발사가 이용자에게 직접 판매하던 것들의 일부를 이용자간 거래의 영역으로 넘겨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P2E게임의 경우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외부 요인으로 게임 경제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P2E때문에 게임이 망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P2E가 아니더라도 아이템 가치 보존이나 게임 내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P2E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현근 대표는 레드랩게임즈를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신 대표는 "회사 초기부터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일부 창업 멤버는 직접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회사를 설립한 것도 함께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신현근 대표는 "복지제도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검소하게 살아도 가난하게 살지는 말자는 생각으로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도 좋게 하려고 한다.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돌입하면 50명까지 회사 구성원을 늘려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의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레드랩게임즈의 지향점은 하이엔드 MMORPG 개발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다른 장르 도전에 대해서는 "중국집에서 김치찌개를 파는 것과 같다"며 MMORPG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때문에 첫 타이틀인 '프로젝트R' 또한 높은 퀄리티로 출시하겠다는 각오다. 신현근 대표는 "'프로젝트R'은 2023년으로 예상되는 출시 시점에 어울리는 품질 수준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그 다음 작품은 언리얼 엔진5 등 최신 기술을 집약해 하이엔드 RPG로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이엔드 RPG를 만드는 일은 신생 개발사에게서 기대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에오스 레드'의 성공적인 국내 및 해외 성공을 비롯해 신현근 대표가 그간 보여준 업적들을 살펴 보면 불가능하기만 한 도전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레드랩게임즈가 보여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