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소금불' 김진수]여름철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포물 중 하나인 괴담 장르에는 독특한 재미가 있습니다. 친근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기괴한 스토리들은 시원한 공포감을 선사하죠. 여러 괴담게임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형식의 재미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터치하는 학교괴담 '트윌라이트 신드롬 금지된 도시전설(2008년)'
학교는 이중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낯에는 학우들과 여러 단체생활로 들썩이는 공간이지만, 모두가 퇴장한 밤에는 제법 무서운 장소로 돌변하죠. '트윌라이트 신드롬'은 국내에서는 덜 알려진 시리즈이지만 학교괴담을 소재로 한 독특한 게임성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여고생들이 '분신사바' 하는 연출은 아주 기발합니다.
◆공포 비주얼 노벨 '실화괴담 신미미 부쿠로(2005년)'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여러 단편을 묵은 이 작품은 가볍게 읽을만한 괴담들이 많습니다. 가끔 뒷목덜미를 스치는 한 줄기 찬바람 같은 오싹한 재미가 특징이죠. 택시, 도로, 엘리베이터 등 여러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실제감 있는 공포를 안겨줍니다.
◆오컬트와 도시괴담의 조화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2014년)'
이 시리즈는 오컬트 지식을 기반으로 여러 괴기사건을 수사하는 주인공의 활약상이 주요 스토리입니다. 여러 추리 시스템(라이어즈 아트)이나 분기 시스템(오컬트&과학)이 게임 플레이의 큰 뼈대를 이루는데, 괴담물에서 이런 신선한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3편이 정식 발매되면서 국내 괴담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괴담 캐릭터와 화끈한 전투 '고스트 와이어(2022년)'
'고스트 와이어'는 도쿄를 배경으로 여러 친숙한 괴담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감독인 미카미 신지가 '바이오해저드' 제작자라서 장르(액션) 특성상 괴담을 읽는 재미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3D로 구현된 무대에서 괴담 속 주인공들과 본격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게임도 좋다고 봅니다.
◆국산 호러게임의 자존심 '화이트데이(2001년)'
국산 명작 게임 '화이트데이'는 학교괴담 게임의 기념비과도 같은 작품이죠. 발매 당시 현장감 있는 배경 그래픽과 집요하게 스토킹하는 수위 아저씨가 큰 임팩트를 줬습니다. 특히 귀신이 등장할 때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가야금 BGM(황병기, 미궁)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20년 전, 게임이지만 최근에 리메이크판과 영화화까지 거치면서 그 식지 않은 인기를 증명했고, 후속작 제작 소식까지 이어져 큰 화제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괴담게임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 필자 또한 괴담게임 매니아로서 이 장르가 여러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기대감을 갖게됩니다. 독자분들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괴담게임 하나 만끽하면서 무더운 여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