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장에서는 '피파23'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시연 PC가 대거 마련돼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이용자들이 게임 출시에 앞서 먼저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자는 EA 자체 게임 유통 플랫폼 오리진을 통해 PC 버전의 '피파23'을 플레이했는데, 시작 화면에서 한층 향상된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으로 표현된 표지 모델 킬리안 음바페(PSG)와 샘 커(첼시)를 만날 수 있었다.
◆더욱 정교해진 선수 외모와 움직임
AI와의 친선경기를 먼저 진행했다. 조작법은 기존 '피파'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으며, PC 버전에서도 키보드와 마우스뿐만 아니라 게임패드 조작을 지원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장치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표지 모델뿐만 아니라 게임에 등장하는 선수들의 외모와 움직임 표현 수준도 전작에 비해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기자는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 핫스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팀의 에이스인 해리 케인의 경우 멀리서 보면 실사로 착각할 정도로 사실적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주요 선수들의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 슈팅 시의 동작이 더욱 정교해져 등번호나 선수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누가 볼을 잡았는지, 누구에게 빈 공간이 생겼는지 선수 움직임만 보고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손흥민 찰칵 세리머니까지 구현…얼굴 표현은 이질감 느껴져
손흥민의 경우도 스프린트 동작이나 공을 살짝 컨트롤하며 슈팅 각을 만드는 동작이 제대로 구현됐다. '피파23'에는 주요 선수들의 고유 세리머니가 도입됐는데 손흥민으로 골을 넣고 고유 세리머니를 선택하면(무작위 세리머니 선택도 가능)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만날 수 있다. 세리머니는 슈팅 상황에 따라 다른 카메라 앵글로 감상할 수 있어 현장감을 더욱 높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손흥민의 얼굴 모델링이다. 전체적인 체형이나 헤어 스타일은 잘 구현돼 손흥민의 플레이 장면을 뒤쪽에서 바라볼 경우 실제 축구 중계 장면을 연상케 하지만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거나 경기 종료 후 클로즈업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게임 내 손흥민의 얼굴은 실제 모습과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일부러 기괴한 표정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 동자의 움직임이나 얼굴 근육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널) 등 손흥민과 같은 급의 다른 팀의 공격수들과 비교해도 손흥민의 얼굴은 실제와 싱크로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유럽 축구 주요 대회 시상식에서 아시아 선수가 우승컵을 들 때 의도적으로 다른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는 경우가 많아 '아시안 패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느껴질 정도로 손흥민의 클래스에 어울리지 않는 모델링이다.
◆최신 로스터와 유니폼까지 구현, EPL 중계 보는 듯한 해설까지
'피파23'을 통해 유럽 프로축구 주요 리그 최신 로스터의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토트넘의 경우 이번 이적시장에서 폭풍 영입을 단행하며 로스터를 강화했지만 기본 스타팅 라인업은 작년과 큰 변화가 없다. 손흥민-케인-클루세프스키로 이어지는 공격진이 그대로 선발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데 세 선수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 이 세 선수에게 찬스가 나면 득점 확률이 상당히 높다.
'피파23'에서는 각 팀의 새 유니폼을 골라 즐길 수 있다. 홈과 어웨이뿐만 아니라 서드 유니폼을 고를 수도 있다. 이 또한 게임의 사실감을 높여준다 할 수 있다.
EPL 팬들이라면 익숙한 목소리의 중계진의 영국식 영어 해설은 마치 실제 축구 경기 중계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득점 후 리플레이는 여러 각도에서 골 장면을 다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슈팅 각도나 골 기대값(xG 수치) 등 지표를 함께 보여준다. 골 리플레이는 슬로우 모션으로 송출되는데 출렁이는 골 네트의 세밀한 움직임까지 사실적으로 구현돼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축구게임 '피파' 독주 시대 이어지나
현장에서의 체험 시간 제한으로 인해 '피파23'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즐기기에는 부족했지만 친선 경이 플레이만으로도 게임성의 향상이 체감될 정도로 게임의 완성도가 높았다. 이미 선수를 직접 조작하는 축구게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EA가 '피파' 이름으로 출시하는 마지막 게임이 될지도 모르는 '피파23'을 통해 더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 유력해보인다.
축구 게임 마니아라면 EA의 마지막 '피파'로 기록될 '피파23'을 꼭 플레이해봐야 할 것 같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