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와 고전 게임 '둠' 연상케 하는 어두운 분위기
기자는 국내 취재진 대상 사전 시연회를 통해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먼저 체험할 수 있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서 벌어지는 생존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이용자는 우주기지 곳곳을 탐험하며 정체불명의 전염병에 감염된 적들을 소탕해야 한다.
우주기지를 배경으로 근접 무기와 권총 형태의 무기로 언제 맞닥들일지 모를 적의 공격에 대비하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어두운 배경과 음산한 분위기는 고전 게임 '둠(Doom)'이나 SF영화 '에이리언'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어두운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성을 지르며 급작스럽게 출현하는 적들을 피하거나 떼어낸 뒤 근접 및 원거리 공격으로 제압하고 다음 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감염된 좀비를 섬멸하라! 그런데 너무 강한데?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 이용자가 주로 맞닥들이게 되는 적들은 좀비 형태로 등장한다. 전염병에 걸려 좀비로 변한 이들과 싸워야 하는 설정은 미드 '워킹데드' 등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익숙한 설정이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좀비는 다른 좀비들과는 다르다. '워킹데드' 속 좀비들이 느리고 멍청해 소수일 경우 제압하기 수월한 것과 달리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좀비는 빠르고 강력하며, 멍청하지도 않다(적어도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끝까지 달려들 정도로 똑똑하다).
때문에 한 명의 적을 상대하기도 그리 쉽지 않다. 적의 공격을 잘 피한 뒤 제압기를 적절히 이용해야만 큰 피해 없이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일부 적들은 전투 과정에서 변태를 하기도 하는데, 변태 과정에서 적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면 더욱 강력해져 상대하기 어려워진다. 두 마리 이상의 적과 싸우는 상황에서 한 마리가 변태하기라도 하면 그 전투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
◆잔인하지만 하드고어 마니아라면 환영할 사실적인 전투 묘사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높은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을 자랑한다. PS5 버전으로 게임을 체험했는데, 4K 해상도로 구현된 우주기지 배경은 SF 영화에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주로 뒷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외형이나 움직임 또한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전투 장면 묘사 또한 사실적이다. 곤봉 형태의 근접 무기로 적을 때릴 경우 피부와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붉은 선혈이 뿌려지는 모습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쓰러진 적을 발로 밟아 제압할 수 있는데 얼굴이 본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뭉게진다. 전투에서 패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컨트롤 미스가 날 경우 처참한 모습으로 전사한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한정된 수요가 우려되는 마니악한 장르의 게임
기자는 하드고어 마니아는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잔인한 표현은 감내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피튀기는 콘텐츠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라면 잔인한 장면을 잠시 참거나 눈을 감고 무서운 장면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 있지만 게임에서는 다르다. 시종일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적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구간만 플레이하기는 했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게임 진행에 있어 전투 대부분은 하드고어한 표현이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열심히 게임을 진행하며 또 다른 피튀기는 적을 만나야 하는데 하드고어 마니아가 아니라면 큰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쏟아지는 좀비 무리를 아무렇게나 컨트롤해도 섬멸할 수 있는 스타일의 전투라면 잔인한 장면을 참고 지속적은 도전에 나설 용의가 있겠으나, 한 마리 한 마리의 적을 공을 들여 컨트롤하고 공략해 처치한 뒤 나오는 다음 스테이지가 또 다른 잔인한 장면일 뿐이라면 굳이 이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고 엔딩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애초에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게임은 아닌 만큼 하드고어 마니아들에게는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비교적 단순한 전투 패턴과 다소 과하게 어렵다 싶은 난이도 조정은 정식 출시 전까지 적절한 밸런스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