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총괄 매니저와 조 셸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는 6일(한국 시각 기준) 오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디아블로4' 기획 의도를 비롯한 다양한 궁금증에 답했다.
로드 퍼거슨 매니저는 "'디아블로'의 근본인 어두운 세계관을 이번 작품을 통해 그려냈다"며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작업한 타이틀이다. 곧 한국팬들께 게임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블리자드 개발진과의 일문일답.
Q 각 직업의 스킬 트리는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빌드를 구축하도록 설계한 것처럼 느껴졌다. 개별 직업마다 어떤 키워드를 보여주고자 했는지, 어떤 플레이를 만들고자 했는지 기획 측면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A 조 셸리=기술 트리는 다양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키워드를 통해 플레이어가 쉽게 기술 트리의 여러 요소 간의 연결성을 찾을 수 있고 각 기술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게임에는 5개의 직업이 존재하며,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빌드도 다양하다.
야만용사의 경우 4개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빌드를 꾸릴 수 있다. '광폭화' 테마에서는 이동 속도와 피해량에 버프를 준다. 광폭화 상태를 오래 유지해 이동 속도와 피해량 상승 효과를 최대한 길게 누리기 위해 신경 쓰며 플레이하게 될 것이다.
'출혈' 테마는 상대에게 출혈을 입혀 지속적인 피해를 주거나 파열을 사용해 즉시 피해를 줄 수 있다. 세 번째 테마는 '걸어다니는 무기고'로 모든 무기 종류에 능숙해져 다양한 무기를 바꿔가며 전투할 수 있다. 넷째는 '솟구치는 격노' 테마다.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의 분노를 쌓을 수 있으며 이를 추가 피해로 전환할 수 있다.
A 로드 퍼거슨=야만용사에 '출혈' 테마가 있다고 소개했는데, 이 부분은 여러 전설 장비나 정복자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따라 광범위한 스킬 트리를 구성할 수 있다. 남들과 동일한 특정 빌드나 고착화된 빌드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Q 스킬 트리가 상당히 복잡하게 설계돼 있다. 스킬 트리를 기획하면서 어디에 신경을 썼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A 조 셸리=스킬 트리는 '디아블로4'를 플레이하며 가장 먼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100레벨중 50레벨에 도달하면 정복자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 정복자 시스템은 스킬 트리보다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스킬 트리는 깊이감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면서도 플레이어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비교적 느린 속도로 성장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스킬 트리에서 여러 스킬 키워드나 흥미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플레이어가 직접 흥미로운 선택을 할 수 있으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Q 스킬 초기화 골드 소모량이 레벨에 따라 높아져 50레벨이 되면 부담이 꽤 클 것 같다. 수정 계획은 없는지.
A 조 셸리=밸런싱과 관련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개발팀은 캐릭터를 육성하면서 특정 빌드를 고치는 과정을 장기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하도록 했다. 야만용사나 원소술사를 플레이할 때 같은 직업이라도 서로 다른 캐릭터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다.
모두 같은 경험을 하는 건 지양하는 것이 개발팀의 방향성이다. 또한 '디아블로4' 스킬 트리는 리셋이 가능하며 일부만 리셋하거나 스킬 트리 전체를 리셋하는 선택이 가능하다. 일부분만 리셋한다면 소모 비용이 크지 않을 것이다.
A 로드 퍼거슨=초기 스킬 트리에 변화를 주는 비용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플레이어가 어떤 빌드를 할때 재미있는지 직접 실험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정식 서비스 시점에서 캠페인을 한 번 클리어하면 다른 캐릭터들은 캠페인을 스킵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인지.
A 조 셸리=일단은 그렇다. 내 계정의 첫 캐릭터로 캠페인을 클리어하면 이후부터 시즌에 상관없이 캠페인 스킵이 가능하다. 또한 플레이어의 캐릭터 레벨에 따라 지역 내 여러 레벨도 함께 조정될 예정이다. 개발팀은 게임 론칭이 게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추후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게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A 로드 퍼거슨='디아블로4' 론칭을 하나의 기반, 기틀을 닦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수년에 걸쳐 게임을 쌓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론칭이 게임의 완성이라고 보지 않는다. 론칭은 본격적인 개발의 시작이다. 론칭 시점에 다져진 토대를 기반으로 시즌이나 여러 요소들을 쌓으면서 플레이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Q 전작에서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성장 경로가 고착화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준비된 것들이 있는지.
A 조 셸리=내부적으로 다양한 성장 경로가 유의미할 수 있도록 게임 디자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빌드가 유의미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밸런싱 측면에서 힘쓰고 있다.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론칭 이후에도 지속해서 밸런싱 조절을 할 것이다. 시즌마다 변경점이 있을 예정이다.
Q 진행 도중 다른 플레이어를 만날 수 있었지만, 상시로 유지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위상이 갈리는 것 같은데 다른 플레이이어와 만나는 기준은.
A 조 셸리=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다른 플레이어를 파티에 초대할 수 있고 클랜을 형성할 수도 있다. 서버 작동 방식도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디아블로4' 월드 내에서 이동을 하는 동안에는 서버간 이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현재 진행하는 활동이 무엇인지에 따라 만나는 플레이어의 숫자도 조정된다.
가령 월드 보스를 처치할 경우 함께 처치할 많은 플레이어들이 내 화면에 보이며, 여러 소셜 활동이 이뤄지는 마을의 경우 다른 플레이어들과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파티할 수 있도록 많은 게이머가 표시된다. 퀘스트를 플레이할 경우 이전과 비교해 적은 숫자의 플레이어와 만나게 된다.
Q 아이템 거래에 제한을 둔 이유는.
A 조 셸리=두 가지로 나눠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개발팀 내부적으로 강력한 아이템의 경우 직접 몬스터를 처치해서 얻거나 난관을 극복해 강력한 아이템 얻는 것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전설 아이템의 경우 거래 제한이 걸려 있다.
두 번째로 개발팀은 거래 활동이 유의미한 활동이 되길 희망한다. 거래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론칭 시점 혹은 이후에 내부 변경이 있을수도 있다. 게임 내 희귀 아이템은 거래가 가능하며 희귀 아이템들도 위력이 상당하고 전설 아이템의 효과를 희귀에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좋은 가치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Q 월드 맵이 무작위 생성이 아닌, 고정된 지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A 조 셸리=콘서트를 연다는 개념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콘서트가 열린다면 콘서트장에서 여러 공연이 열리겠지만 어떤 공연이 열릴지는 매번 다를 것이다. 이러한 컨셉트를 '디아블로4'에도 담았다. 던전의 내부 콘텐츠는 매번 다를 것이다. 또한 엔드 콘텐츠인 '악몽 던전'도 던전 안에 여러 속성을 바꾸는 식의 메커니즘으로 매번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지옥 물결' 역시 내가 상대하는 몬스터들의 효과가 달라진다.
A 로드 퍼거슨='디아블로4'를 탐험하는데 있어 흥미로운 요소가 명성 시스템이다. 명성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에게 이미 탐험한 지역으로 돌아와서 다시 탐험을 할수 있게하는 요소다. 또한 내가 보유한 다른 캐릭터들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던전을 클리어하면 여러 명성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포션을 사용하거나 스킬 사용에 있어 이득을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내가 지나간 지역을 다시 탐험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엔드 콘텐츠 중 하나로 구성한 '속삭이는 나무'와 '섬뜩한 축복'은 탐험한 지역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Q 맵이 상당히 넓다. 이동 시간이 길다. 탈것은 어느 시점에 나오나.
A 조 셸리=캠페인 종반부에 탈것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캠페인을 전부 클리어한 후에 다시 만드는 새 캐릭터의 경우 캠페인과 상관없이 곧바로 탈것을 이용할 수 있다.
A 로드 퍼거슨=탈것과 관련해 덧붙이자면 플레이어가 탈것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 자체가 밸런싱 요소로 면밀히 살피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탈것을 타고 세계를 너무 빠르게 이동하면 놓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던전을 직접 걸어다니며 체험도 해보고 지역 이벤트를 즐기는 과정에서 게임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의도였다. 너무 이른 시점부터 탈것을 사용하게 되면 너무 빠르게 지역을 지나치게 되고 대적할 수 없는 상대로부터 습격당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그래서 탈것 자체를 초반부터 제공하지는 않았다.
Q 상당히 어두운 요소들이 가감없이 그려지는 느낌이다. '디아블로4' 스토리과 세계관을 그려내는데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이런 세계관을 구현하는데 영향을 받거나 참고한 매체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조 셸리=게임 내 배경인 성역은 천사 이나리우스와 악마 릴리트로 인해 탄생이 됐다. '디아블로4'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캐릭터들과 성역 내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게임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Q 스턴이나 넉백 등 다양한 상태 이상이 추가돼 전반적으로 게임의 초반부 난이도가 이전 시리즈보다 높은 편이다. 또 잔인한 묘사가 신규 이용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A 조 셸리='디아블로4'는 '디아블로', '디아블로2'의 여러 톤이나 테마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작품의 세계는 굉장히 어둡고 잔혹하다. 자신의 캐릭터로 이러한 어둠이나 잔혹함을 대면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것이 '디아블로4'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캐릭터를 생성할 때 두가지 옵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데, '모험가' 모드를 택하면 신규 플레이어 친화적인 난이도로 시작할 수 있으며 조금 더 고난을 즐길 준비가 됐다면 '베테랑' 난이도를 택하면 된다.
A 로드 퍼거슨=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 성향 자체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 같다. '디아블로', '디아블로2'가 나왔을 때는 어두운 세계관을 그리는 콘텐츠가 틈새 시장에 마니악한 콘텐츠로 여겨졌는데, 오늘날은 주류로 편입됐다. '왕좌의 게임'이라던가 '워킹데드' 등이 어두운 분위기를 그려내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례다. 개발팀 역시 '디아블로'의 근본인 어두운 세계관을 이번 작품을 통해 그려냈다.
Q 내년 출시를 앞둔 소감은.
A 조 셸리='디아블로4'를 한국 팬들께 선보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작업한 타이틀이다.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개발팀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노력을 들이면서 게임을 완성하고 있다. 곧 한국팬들께 게임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
A 로드 퍼거슨=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전체의 관점에서 한국 팬들이 보내주시는 성원에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 때도 많은 한국팬들이 함께 해 주셨다. '디아블로 이모탈'을 론칭했을 때도 호응을 보내주셔서 놀라웠다. 한국팬들의 여러 인사이트들과 피드백들을 감사히 분석하고 있다. 내년에 '디아블로4'로 다시 그 열기를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성역에서 모험을 즐길 날을 기다리겠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