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 게임 산업 전망'을 주제로 한국게임미디어협회(회장 이택수)가 주최한 신년토론회가 21일 오후 3시 숭실대학교 전산관 다솜홀에서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소속 매체 관계자들과 학회 교수진이 참가해 게임업계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이택수 회장은 "이 자리는 답을 찾기 위해 만든 자리는 아니다"며,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학계와 언론계가 함께 모여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고 신년토론회의 목적을 밝혔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도 "이번 신년토론회로 민감한 현안들을 논의해 게임산업 발전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현재 게임업계 화두는 게임법·메타버스·P2E
김윤명 경희대학교 교수는 '개정 게임산업법의 문제점과 과제'를 주제로 1부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게임의 본질은 재미추구이지만, 국내 게임업계는 이윤추구로 주객이 전도됐다"며, "현재 통과된 게임법 개정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P2E 게임이나 웹보드 게임이 늘어난다면 '바다이야기'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P2E 게임은 게임사가 이용자를 '디지털 농노'로 만드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P2E 게임은 게임사가 이용자를 통해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며, 웹보드 게임은 실질적인 재산적 가치를 변하게 만들기 때문에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윤명 교수의 주장이다.
다음으로 김태규 광운대학교 교수가 '메타버스 시대에서 게임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김태규 교수는 "메타버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메타버스 생태계가 도래할 것"이라며, "현재는 메타버스의 초창기지만 2023년 내로 완성된 메타버스가 자리 잡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태규 교수는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기술의 발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신세대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 행태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어 그는 메타버스와 게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교수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이해하다보면 유니티 엔진 등 게임산업의 기술적인 부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의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태규 교수는 "만들어놓고 끝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다면 확산기를 지나 정착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는 'P2E 서비스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이승훈 교수는 '튤립 파동'처럼 P2E 게임이 게임 본연의 가치를 잊은 채 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튤립 파동'은 본질을 외면한 채 튤립에 대한 가치에 대한 관심이 투기로 변질돼, 가격 거품을 형성한 사건을 말한다.
그는 "P2E 게임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투기를 위한 게임이 아닌, 재미를 위한 게임이 돼야 한다"며, "게임의 재미를 위해 노력하고 보상으로서 게임 재화를 획득해 성취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P2E 게임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행성이나 경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이, 현재 법원의 판단만으로 P2E 게임을 규제하고 있다"라며, "P2E 게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의 "P2E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부정적 시선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승훈 교수는 "게임은 결국 이용자들의 서비스에 목적을 두어야지 수익을 우선해서는 안된다"며,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 개발된다면 이용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한 방안
2부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확률형 아이템과 게임업계에 대한 정부규제, 앞으로 발전을 위한 방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자들이 나와서 입장을 밝혔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황성기 의장은 "현재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는 회원사에서 100% 준수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지 않는 게임사들은 주로 해외 게임사"라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는 오표시가 아닌, 표시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관위)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모니터링은 (게관위 차원에서) 현실화되기 어렵다"라며, "모니터링을 위한 보다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게관위는 실행 기관일 뿐이며, 게관위가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보다 조사 권한이 있는 기관에서 맡아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경향게임스 김상현 국장은 "인건비 상승과 플랫폼 수수료 등의 문제로 인해 게임사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선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교수는 국내 게임산업의 양극화 상황을 '절름발이식 성장'에 비유하며, "게임산업의 발전은 상위 8개 가량의 게임사만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러 차원의 지원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은 "올해 많은 게임사들이 신작을 통해 유명 IP를 개발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지만 흥행작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 자체가 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현재 논의되는 P2E, 메타버스 등 다양한 문제들은 문제에 해당하는 글로벌 흥행작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학범 수습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