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를 맞이해 다이어트를 한 해의 목표로 세우는 사람이 많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중도에 포기해 오히려 살이 쪄버리는 사람도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의대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목표로 운동할 때 타인과 경쟁한다면 보다 많은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고 한다.
'인아웃'은 섭취한 칼로리를 계산하고, 운동으로 인한 소모량 체크, 체중 변화 등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트 어플리케이션이다. 주목할 지점은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는 1대1 배틀 콘텐츠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친구와 목표, 기간, 내기 금액 등을 설정하고 다이어트 기록을 공유할 수 있으며, 정해진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 내기 금액을 가져가게 된다.
'인아웃' 커뮤니티에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1대1 배틀 참여자를 찾는 이용자들이 많다. 단순히 기록을 체크하고, 다이어트 이론을 학습하는 것보다, 경쟁이 있을 때 다이어트 성공률이 높다는 것에서 착안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게임이 가진 경쟁이라는 특성을 활용한 게이미피케이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사례는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나이키부터 당근마켓까지 각각의 방법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한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도전 과제로 성취감을 자극하는 방법
나이키(NIKE)는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나이키 런 클럽'은 달린 거리를 계산해주고, 운동량에 따른 레벨을 부여한다. 레벨에 따라 앱 화면이 바뀔 뿐 아니라, 최장 시간 러닝 달성 등 여러 가지 도전 과제를 통해 기록 배지를 지급하고 있다.
'나이키 런 클럽'은 운동 거리와 기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UI와 SNS와의 간편한 연계로 운동 기록 공유가 편리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단계별로 올라가는 맞춤형 목표 시스템을 통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도전 과제를 천천히 달성하다보면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충분히 러닝에 익숙해질 수 있다.
여기에 나이키는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러닝화를 앱에 등록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해당 기능에는 이용자 맞춤형 러닝화를 추천 기능이 탑재됐다. 이용자들이 앱을 사용하면서 제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당근마켓'은 이용자의 매너 온도, 과제를 달성하면 주어지는 배지 시스템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나이키 런 클럽'과 '당근마켓'은 게임의 요소인 도전 과제를 통해 이용자의 성취감을 자극해 적극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있다.
◆적극적인 참여는 사회 문제도 해결한다
일본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22년 10월 일본의 IT기업 홀어스파운데이션은 모바일 앱 '텍콘(TEKKON)'을 선보였다. '텍콘'은 사용자가 노후화된 맨홀 뚜껑이나 전신주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포인트가 제공된다. 포인트는 앱 내 캐릭터 육성에 사용되거나 암호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다.
노후화된 맨홀은 강한 진동과 소음을 유발할 뿐 아니라, 뚜껑이 무너져 추락 사고가 발생하거나, 미끄러짐으로 인한 차량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개수로 점검에 소요되는 비용이 많이 발생된다.
일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2021년 8월 도쿄 시부야구에서 불량 맨홀을 찾는 시범 이벤트가 개최됐고, 사흘 만에 약 1만개의 맨홀 뚜껑 사진이 수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해외에서는 쓰레기통에 투입구에 분리수거를 실시하면 점수판을 통해 점수를 보여주거나, 지하철 계단에 소리가 나는 피아노를 설치해 에스컬레이터 사용을 줄이는 등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막대한 보상보다는 재미 여부가 중요
성공적인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서는 막대한 보상 시스템보다는 적은 보상으로도 재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토스 만보기'는 이용자의 걸음 수에 따라 하루 최대 140원의 적립금을 지급한다. 이용자들은 걷기 미션과 방문 미션을 통해 하루 최대 140원의 포인트를 수령할 수 있다. '토스 만보기'는 보상 외에도 걸음 수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연령대별 평균 기초대사량을 기준으로 소비한 칼로리를 계산해주고, 같은 성별 및 연령대와 비교해 상위 몇 %에 해당하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방문 미션 기능은 "특정 장소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마치 게임의 일일 퀘스트처럼 느껴져서 재미있다"는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토스는 방문 미션 기능이 추가된 이후 2021년 8월 누적 사용자 수 46만 명에서 2022년 5월 기준 40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26주 적금'도 기존 다른 상품들 대비 막대한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모양 도장이 앱상에 인증을 제시한다. 이에 힘입어 '26주 적금'은 출시 1년여 만에 약 273만 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적은 보상으로도 이용자의 재미와 흥미를 끌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게이미피케이션
해외 시장 조사 업체 리포트링커(ReportLinker)는 글로벌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이 2022년 148억7000만 달러에서 2023년 168억3000만 달러로 25.3%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후 연평균 25.6% 성장을 지속해 2027년에는 464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의 성장은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SNS 플랫폼의 성장과 큰 연관이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비디오게임,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하다. 기존의 마케팅, 교육 등의 방법으로는 즉각적인 피드백과 만족, 지속적인 자극이라는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재미있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용자가 느끼기에 재미가 충분하지 않다면 빠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말한다면 제공하는 보상이 크지 않더라도 이용자가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