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소장]인류는 언제나 역사의 관성 아래 살아왔다.
우리가 현재 당연하게 이용하는 자동차, 철도의 규격은 과거의 교통 수단인 마차의 규격에 의해 정해졌다. 삶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 없이, 우연히 정해진 세상의 여러 부분들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과거 마차가 이용하던 도로 환경을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 마차는 마차의 규격을 따랐다. 영국의 적기조례와 같은 과도기적 기간도 있었지만, 오늘날 마차는 모두 사라진지 오래다. 앞으로 등장할 로봇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사람이 지금 사용하는 환경을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인간과 같은 로봇이 준비되고 있다.
로봇의 등장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로봇이 대신하겠지만, 후세 인류는 개인화 된 더 많은 시간을 통해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물리 세계에 관한 이야기지만 디지털 세계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기준이 재미로 바뀔 뿐이다.
대부분의 산업들이 디지털과 접목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동력은 관심과 흥미다. 이에 디지털 세계의 연결과 활용법은 게임의 문법을 피해갈 수 없다. 단발성으로 흥미와 관심을 이끄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는 게임형 재미가 있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다만 디지털 세계의 영향력 증대는 사회 곳곳에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특히 디지털 생활의 기간이 가장 짧은 고령의 실버 세대는 오늘날 원칙없이 활용되는 키오스크로 불편을 겪는 등 다양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생활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령에 따라, 성별에 따라, 지역에 따라 과도한 디지털 서비스로 인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 서비스의 파편화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다. 모든 세대가 각자의 위치에서 고립돼 디지털 세계로 전환되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문법을 활용해 디지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여러 서비스를 최적화시키는데 성공한 산업 분야다. 현재 전 세계에서 서비스 중인 수많은 게임들이 여러 인종 국가를 상대로 다양한 제품을 서비스 중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서비스도 게임처럼 재미있고,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게임과 같은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용자와의 양방향 소통을 통한 실질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게임의 문법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만이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남녀노소가 발전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고 차별없이 소외되지 않으면서, 행복이 극대화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듯이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용자를 위해 수많은 상상력이 농축돼 만들어진 게임처럼 말이다.
정리=이학범 기자(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