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전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전무는 지난 14일 인재 영입 기자회견에서 당선이 보장되는 비례 대신 험지인 고향 부산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번 22대 총선의 출마지를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본인이 설립하고 총괄한 부산 소년의집학원 알로이시오기지1968과 인접하고 다대포 해수욕장이 있는 서부산의 사하을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게임 및 e스포츠 전문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스타' 부산 유치 당시의 이야기와 e스포츠에 관한 본인의 견해를 전했다.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만약 당선된다면) 부산 다대포를 e스포츠로 한 번 뒤집히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지스타' 부산 유치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지스타'가 처음부터 부산에서 열린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4회차까지는 수도권에서 개최됐다"며, "2008년 '지스타'가 끝난 뒤 당시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킨텍스 측에 몇 가지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적극적인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수도권이 아닌 전국의 종합전시장 현황을 조사해 부산의 벡스코가 '지스타'를 개최할 규모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킨텍스, 벡스코 등에 '지스타 2009' 제안서를 요청했다. 당시 제안서의 내용은 부산이 좋았지만 게임사들의 위치가 서울·수도권에 몰려있는 데다, 부산에서의 개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협회 내 부산행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 컨벤션'이 독일의 지방 도시인 쾰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는 점, 야구와 영화가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인 게임 또한 부산에서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협회 회원사 설득에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2009년 '지스타' 개최지를 부산으로 최종 결정하자,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그해 1월부터 관계 부서와 협력하는 등 전년보다 빠른 준비로 첫 행사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부산시 측에도 "2009년 '지스타' 평가가 좋지 않다면 두 번 다시 못하니 최선을 다해달라"고 신신당부했고, 이에 힘입어 2023년 현재까지 '지스타'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국 대표 국제 게임전시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e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온라인 게임 산업 발전에 비해 한국 e스포츠의 산업적 발전이 더딘 것은 안타깝다"며, "특히 우리나라 e스포츠가 경기 실력은 최상위지만 산업의 주도권은 후발주자인 북미, 중국 등에 넘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e스포츠의 단기적 발전 뿐 아니라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세밀한 법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재성 전 엔씨 전무는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전과 같은 e스포츠 야외 축제에 1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모였던 벅찬 장면을 못 본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며, "(당선된다면) 부산 다대포를 e스포츠로 한 번 뒤집히게 만들겠다"며 다대포를 대한민국 e스포츠의 새로운 성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