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학교 이승훈 교수는 23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한 신년토론회에서 "ICD-11에서 제기된 게임 이용 장애의 기준은 너무 포괄적이며,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약물 치료가 아닌 심리학적 방법 및 사회적 환경 변화만으로도 게임 과몰입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승훈 교수는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국가별 정책 도입 동향을 소개하면서 "해외에서는 질병코드 도입 및 이용장애 분류에 대해서는 보류적인 목소리가 크다"며, "미국의 경우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각에서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심리학적 특성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로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 가족, 지역, 지자체 등에서 게임 과몰입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민간 단체에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도입 및 이용장애 분류에 대해 보류적인 입장이 많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라 짚었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된다면 치료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연구가 미흡하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것.
이승훈 교수는 "(의학계에서는) 진단만 하려 하고 치료는 기존에 있었던 약물 치료 등의 방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 과몰입과 약물 중독은 다른 경향을 보이기에 일반적인 약물 치료로 가능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 설명했다.
또한 "성장기 청소년들의 경우 다양한 것에 몰입하기 쉬운데, 게임 외에 다른 몰입거리를 발견한다면 그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 치료가 아닌 심리학적 방법 및 사회적 환경 변화만으로도 게임 과몰입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승훈 교수는 "의학계 내에서도 게임이용장애의 치료법으로 약물 치료가 진행됐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약물 치료가 심리학적 치료나 환경 변화 보다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없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찬성이나 반대보다는 관련 자료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