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 최근 '호라이즌 유럽'의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연구에도 초청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로 떠오르는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컨설팅대학원 이동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동현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요소나 메커니즘을 활용해 게임이 아닌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국내 게임 시장의 한계를 넓히고 한 단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융합이 필요하다"고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소개했다.
이동현 교수는 현재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한국게임화연구원 해외부문장을 맡아 해외 게이미피케이션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책 비즈니스 게이미피케이션을 출간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 과정의 강의를 진행하면서 국내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과거 이동현 교수는 게임 업계와 무관한 사람이었다. 그는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에서 학위(MBA)를 받고, 약 20년 간 금융경제 및 경영 분야에서 활동한 금융 전문가였다. 학부 당시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에 빠져 승부욕을 불태웠으며, 취미로 프로그램 및 게임 개발을 공부한 적은 있지만 게임 산업에서 종사할 생각은 없었다.
오랜 기간 금융 전문가로 활동하던 중 국내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을 만나 '게이미피케이션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대화가 진행될수록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전문가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동현 교수는 "당시 게이미피케이션 이론에 대해 간략하게 알고 있었지만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스스로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국내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 조차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소 당황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명확하게 구분지으면서,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조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금융 전문가로서 추가적인 지식을 쌓아 새로운 무기를 확보한다는 마음이었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비게임 분야의 전문가가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동현 교수는 "연구가 진행될수록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은 단순히 게임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융합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게이미피케이션은 하나의 방법론이다. 비게임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다면 효과를 얻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해외에서는 게임 업계 종사자가 아닌 비게임 분야의 인물이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로 변신하는 경우가 흔하다"라며, "기술의 발전이 게임의 혁신을 가져오는 것처럼 비게임 분야의 전문 지식이 더해져야 비로소 게임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 게이미피케이션 연구에 뛰어들 때에는 국내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2008년 게이미피케이션이 국내 처음 알려질 시기에 자료들은 이미 해외에서는 다른 방향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논의가 적지 않았다"며,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게임화연구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게임화연구원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게임 전문가들과 함께 했기에 게이미피케이션 연구에 탄력이 붙었다. 길지 않은 시간으로 해외 다양한 사례를 조사하고 2권의 책을 편역하면서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책 비즈니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동현 교수는 "책 비즈니스 게이미피케이션은 일종의 워크북 형식으로 만들어져 책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 방안을 비게임 분야 종사자들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책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을 공부한다면 실제 강의나 컨설팅에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수많은 연구 자료를 과감하게 모두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도 전문가들의 자료가 정리된 단행본은 많지만 워크북 형태로 만들어진 책은 찾아보지 못했다"며, "추후 책을 개정하거나, 3권을 집필하게 될 때에는 독자들의 사례 및 의견도 담아서 보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동현 교수는 '유럽의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EU가 진행하는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프로젝트에 초청받아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연구를 준비 중이다. '호라이즌 유럽'은 1984년 처음 시작된 대규모 연구 재정 지원 사업으로, 지난 2021년 약 955억 유로(한화 약 138조 원) 규모의 9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돼 2027년까지 진행된다.
기후 변화, 인구 고령화, 보건 비상사태 등 다양한 글로벌 문제의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로, 이동현 교수는 고등교육 과정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팀워크 향상 방안 연구를 9개국 12개 대학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과 동시에 국내 게이미피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책 비즈니스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강의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국내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국내 게임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이동현 교수는 "게임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비게임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게임 시장을 확장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라며, "앞으로도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게임 시장의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