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인공지능 기술을 업무환경에 적극 도입하고자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만으로 게임이 개발되는 단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지 및 아트워크 제작, 시네마틱 영상 제작, 게임 내 사운드, 레벨 디자인 등 게임 개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인공지능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구글 클라우드와 게임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위한 협업을 발표했다. 넥슨도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활용 시스템을 확보,·운영하고 있으며, 크래프톤은 인공지능 국제 학회에 총 14편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넷마블, 컴투스 등 다양한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업계 다양한 부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자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게임사들이 인공지능을 개발 과정에 적극 도입하려는 이유는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인력 효율화와 함께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 하나의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게임사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장르 다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개발이 효율적으로 변하면서 게임 출시가 늘어나면 이용자들의 관심이 탄탄한 이야기, 기발한 아이디어 등 차별점을 갖춘 게임에 쏠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게임사들의 참신한 기획과 게임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늘어나고, 게임시장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넘어서 현재 개발 중인 게임 내 실제로 대화 가능한 NPC, 멀티 플레이 게임에서 함께 게임하는 인공지능 이용자 등이 도입된다면 온라인 게임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임 내 몰입감을 높이는 장치가 될 뿐 아니라, 이용자 수 부족으로 인해 게임 진행이 어려웠던 온라인 게임에서 이용자들의 경험을 확장시키며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이 보급화된다면 1-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개발진이 만드는 게임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디 게임 개발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게임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에는 몇 가지 우려가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이미지 및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인공지능 활용 콘텐츠의 수익 배분 방안, 인공지능 캐릭터에 대한 윤리적 경계 등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기술의 발전은 혁신의 단초가 된다. 증기기관의 탄생, 인터넷의 발명 등 새로운 기술이 시대를 변화시켰듯, 게임도 개발 엔진의 발전, 기기 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한 단계 혁신을 거듭해왔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게임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혁신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