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RPG의 기본기에 충실한 전투
'스텔라 블레이드'는 속도감 넘치는 전투라는 액션 RPG의 기본을 잘 따르면서, 수준 높은 그래픽과 컷신 연출로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전투는 패링과 회피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엑소스파인, 기어 등 캐릭터에게 특성을 부여하는 장비, 종류별 특색을 갖춘 스킬을 늘려가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된다. 해당 요소들이 모두 해금된 중반부 이후의 전투는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적의 공격에 적절한 순간의 방어와 회피로 발동되는 퍼펙트 방어 및 퍼펙트 회피는 화려한 모션과 함께 선명한 이펙트로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보스들이 사용하는 특수 기술은 방향키 조작과 함께 입력하는 방식으로 발동되는 블링크, 리펄스 등으로 대처해야 하는 등 다채로운 전투 양상이 발생한다.
후반부 보스들의 경우 캐릭터를 단번에 쓰러트리는 즉사 패턴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원거리 공격으로 패턴을 방해하도록 구성됐다. 원거리 공격 중에는 듀얼센스의 햅틱 피드백으로 총기 반동, 에너지 충전 등 상황에서 진동이 실감나게 전해지면서 짜릿한 손맛도 느낄 수 있었다.
적이 특수 기술을 사용할 때에는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등 표식이 나타날 뿐 아니라, 캐릭터의 칼이 빛나는 등 충분한 징조를 보여주면서 난이도가 적정하게 배분됐다. 각종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훈련장도 마련돼 충분히 스킬을 연마할 수 있다. 나아가 액션 어시스트 기능 사용 시 게임 진행 중 적절한 퍼펙트 패링 및 퍼펙트 닷지 순간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처럼 안내해준다.
액션 RPG의 초심자라면 퍼펙트 패링과 퍼펙트 닷지를 보다 원활하게 해주는 스킬, 엑소스파인, 기어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체력, 방어력, 균형 3개의 요소를 공략해야 한다. 체력과 방어력은 일반 공격으로도 수치를 낮출 수 있지만,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퍼펙트 패링이나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균형이 모두 무너졌을 때는 강력한 일격을 가하는 처형을 발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략의 핵심 중 하나다.
◆퍼즐, 수집요소 등 풍성한 재미 요소들
전투가 기본이지만 반복된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진행 중 서브 퀘스트, 퍼즐, 수집요소 등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요소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스텔라 블레이드' 맵 곳곳에는 상자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 일부 상자에서는 암호를 요구하거나, 미니 게임을 통해서만 여는 것이 가능했다. 일부 구간은 넘어가기 위해서는 레이저를 피하거나, 발판을 이용해 넘어가야 하는 등 기믹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퍼즐 요소들이 게임 진행에 매력을 더했다.
숨겨진 것들을 빠른 클리어를 목적으로 무시한다면 후반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재화들이 다수 제공될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공격력, 스킬 수치, 체력 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수집 요소인 캔의 경우 다양한 보상이 제공되기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 아이템이며, 낚시를 활용해 부족한 재화를 채울 수도 있다. 이외에도 게임의 이야기나 상세 배경을 안내하는 요소가 다수 마련됐다는 점에서 '스텔라 블레이드'를 빠짐없이 즐기고 싶다면 하나씩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다.
게임의 주요 거점인 자이온에서는 다양한 서브 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 NPC들이 직접 주는 경우도 있지만 임무 게시판에서 별도의 퀘스트가 나타나기도 한다. 서브 퀘스트지만 새로운 장소가 나타나거나, 퀘스트만의 연출과 함께 분량도 충분한 편이다. 후반부 서브 퀘스트를 즐길 수 없는 구간이 다소 길다는 점에서 충분히 즐기고 넘어갈 것을 추천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이야기의 몰입감을 이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서사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랜 철학적 물음이다. 간단하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울 수 있는 하나의 명제로 신에 대한 믿음,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등을 던지며 이용자들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구성됐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지구를 파괴한 적 '알파 네이티브'를 물리치기 위한 주인공 '이브'의 여정이 담겨있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콜로니에서 파견된 강화 부대원 '이브'는 살아남은 이들의 최후 거처인 자이온을 주요 거점으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과 만나며 성장하고 세계에 얽힌 비밀과 조우하게 된다.
'스텔라 블레이드' 내 일부 등장 인물들은 서브 퀘스트 완료, 상품 구매 등을 통해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호감도를 높이면 새로운 상호작용 대사가 생겨나거나, 상점에 신규 아이템이 입점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면서 캐릭터들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임 진행 중 발생하는 캐릭터들 간의 대화에서 언급된 내용을 하면 그에 맞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러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다회차 플레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중간 세이브 지점부터 이어하는 기능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 다만 다시 시작할 때 이전 스킬이나 능력치를 이어갈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스킬이나 장비가 부족한 상태의 전투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지루한 전투가 반복됐다. 개발진은 수집 요소 등 일부 기능을 이어갈 수 있는 '뉴게임 플러스'를 빠른 시일 내로 게임에 추가할 예정이라 밝혔다.
◆콘솔 첫 도전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물…앞으로가 기대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의 콘솔 첫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그래픽은 물론이며 화려한 액션, 몰입감 높은 서사 등은 글로벌 유명 게임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게임 내 풍성한 콘텐츠에 더해 멀티 엔딩을 보기 위한 다회차 플레이까지 감안한다면 볼륨도 나쁘지 않다.
화제를 모은 주인공 '이브'는 아름다운 외모가 인상적이지만, 때때로 캐릭터의 외형이 달라지면서 이질감이 느껴진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프트업의 첫 3D 게임 개발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인 그래픽은 준수한 편이다.
액션 RPG를 즐겨하는 이용자라면 '스텔라 블레이드'를 즐겨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화려한 액션, 다양한 퍼즐을 즐기면서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게임에 흠뻑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