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레스 존 제로'는 이름에서부터 호요버스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게임 타이틀의 영문 첫 자를 모으면 'ZZZ'이 되는데, 소문자로 적을 경우 지루함이나 졸음을 뜻하는 'zzz'이 되기에 게임 이름으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자가 게임 출시 전 열린 시연회서 체험한 '젠레스 존 제로'는 지루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 호쾌한 손맛의 액션 등 여러 재미 요소로 가득한 '젠레스 존 제로'는 'zzz'보다는 'zzz'의 한글 자판 타이핑인 'ㅋㅋㅋ'에 훨씬 가까웠다.
◆친숙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젠레스 존 제로'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고품질 카툰 렌더링 그래픽으로 시작부터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현 문명의 최후의 도시이자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 되는 '뉴에리두' 마을 안에도 다양한 탐험 요소가 존재하는데, 커피숍, 비디오 가게, 오락실, 식당 등에서 여러 인물들과 만나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식으로 게임에 적응하게 된다.
'뉴에리두' 마을에서부터 호요버스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공을 들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젠레스 존 제로' 스페셜 방송에서 화제가 된 바 있는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장면은 이게 게임 속 장면인지 커피 CF인지 혼란스러운 느낌을 줄 정도로 실감나게 구현됐다. 모니터에 손을 뻗어 에스프레소를 받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을 정도다.
그저 커피숍이라는 설정만 두고 내부 인테리어를 적당히 커피숍 느낌만 주는 정도로 마쳐도 될 법한 부분을 저렇게까지 구현했다면, 게임의 핵심인 액션에는 얼마 만큼의 공을 들였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막 눌러도 OK! 소울라이크처럼 즐기기도 OK!
그래픽만 보면 '젠레스 존 제로'는 호요버스의 히트작들인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젠레스 존 제로'는 보다 액션에 치중된 게임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공이 바뀌는 공동을 오가며 악당들에 맞서 뉴에리두를 지켜야 하는데, 전투의 핵심은 보스전에 치중돼 있다.
체험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젠레스 존 제로'의 액션이 어떻다 평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게임 실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쉽게 액션의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젠레스 존 제로'는 전투 난이도를 보통과 어려움 두 단계로 제공하는데 낮은 난이도를 클리어해도 동일한 보상이 주어지고, 스토리 진행에도 문제가 없다.
보통 난이도는 게임에 존재하는 여러 시스템을 무시하고 공격 버튼 연타만 해도 게임 진행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었다. 장비 등을 갖추고 게임 시스템을 충분히 익힌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충분히 액션 손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수 게이머들이라면 속성이나 특성, 회피, 그로기 상태 이용 등 여러 요소들을 감안해 어려움 난이도에 도전해도 좋을 것이다.
◆전투 스트레스 줄여주는 퍼즐 요소
'젠레스 존 제로'는 액션게임이면서도 전투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은 아니다. 보스까지 가는 길에 여러 잡몹들을 처리하느라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게임들도 적지 않은데 '젠레스 존 제로'에서는 보스와의 전투까지 가는 길을 로그라이크 및 퍼즐 형식으로 줄여줘 전투 스트레스를 줄임과 동시에 색다른 재미까지 제공한다.
중요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나오는 컷신 또한 또 다른 재미 포인트다. 정상급 성우진이 참여한 풀 보이스 더빙은 스토리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귀여운 방부 등 수집 요소는 기본
호요버스의 전작들의 인기 요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매력적인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기자는 '원신', '붕괴: 스타레일'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을 아끼는 팬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코스튬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만났던 경험이 있을 정도.
'젠레스 존 제로'에도 다수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교활한 토끼굴', '빅토리아 하우스키핑', '벨로보그 중공업' 등 이름부터 독특한 여러 진영에 소속된 캐릭터들은 이용자들의 수집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종의 스마트 펫(?)이라 할 수 있는 방부(Bangboo) 또한 이용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부는 여러 곳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공동 조사에도 동행하는 중요한 동반자다.
◆젠레스 존 제로, 믿고 플레이하는 호요버스 대작 계보 잇는다
'붕괴: 3rd'로 적지 않은 마니아를 거느렸던 호요버스가 '원신'으로 대박을 낸 뒤에는 호요버스의 신작은 게이머들에게 '믿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젠레스 존 제로'는 2년 이상 기다려온 팬들이 다수 존재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요버스가 게임 제목으로 어울리지 않는 약자(zzz)가 나오는 '젠레스 존 제로'라는 제목을 신작 타이틀로 정한 건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짧은 시연 시간 동안 좋은 인상을 받은 '젠레스 존 제로'를 하루 빨리 다운로드받아 즐기고 싶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