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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10월 서비스 종료...추억 속 PC통신 '역사 속으로'

(출처=천리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출처=천리안 공식 홈페이지 캡쳐).
한 때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PC통신들이 하나 둘 문을 닫거나 사업 방향을 변경한 가운데 마지막 주자로 남아 서비스를 이어오던 천리안도 서비스의 막을 내린다.

천리안을 서비스 중인 미디어로그는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10월3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미디어로그는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서비스 종료 이유를 밝혔다.

1985년에 한국데이타통신(데이콤, 현 LG유플러스로 합병)이 시작한 정보은행(비디오텍스) 서비스로 시작한 천리안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기간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성 서비스로, 한 차례 개편을 통해 천리안2로 이름이 변경됐으나, 그 뒤 커뮤니티 중심 서비스였던 PC서브와 통합되며 다시 천리안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이어갔다.

통합 후 천리안은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채팅으로 사람을 만나거나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는 동호회, 팬클럽 등이 높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동인 활동의 거점 중 하나로 좋은 반응을 얻어 구성원 중 일부는 프로 활동으로 무대를 확장하기도 했다.

게임 관련 동호회들 역시 존재해 비디오게임기 전문 동호회인 '환상빌리지'를 비롯해 장르와 플랫폼, 게임에 따른 다수의 동호회 또는 소규모 모임이 인기를 얻었다. 게임 관련 정보 공유는 물론 온라인 대화방, 오프라인 모임 등이 이어진 이들 게임 관련 모임들은 지금의 게임 커뮤니티의 원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의 중심이 텔넷 기반 서비스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며 PC통신 역시 변화를 맞이했다. 천리안 역시 소속이 바뀌며 인터넷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텔넷 기반 서비스를 완벽히 버리지는 못했고, 유료 서비스도 유지했기에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이용자들이 줄어들었다.

결국 천리안은 2007년 텔넷 기반 서비스 중단을 시작으로 블로그 등 내부 서비스의 종료가 이어졌으며, 콘텐츠 배급 사업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지만 지난 시절을 되돌리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내리는 것으로 39년의 긴 이야기의 끝을 맺게 됐다.

서비스 종료 공지를 지켜본 이용자들은 지금의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 서비스를 함께 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또 하나의 시대의 끝을 추억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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