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이영민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12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경련 FKI 회관에서 열린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공청회' 발표자로 나서 "2022년 기준 수출액 89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로 콘텐츠 수출의 67%를 달성한 대한민국 핵심 수출 사업인 게임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시 2년간 산업에 총 8.8조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12조3623억 원 규모의 총생산 감소효과와 8만39명의 취업 기회를 앗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이용장애의 실재 여부에 대한 논쟁이 현재도 이어지는 중이며 게임이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며, "게임 과몰입은 다른 이유에 따른 결과지 원인이 아니며,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실증적 치료법이 부재해 공존질환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상황서 이에 대한 치료를 늦춰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는 것은 성장의 과정임에도, 청소년에 대한 섣부른 정신질환 진단으로 인해 청소년의 삶에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민의 62.9%가 게임을 즐기는 상황서 게임 이용자를 잠재적 질환자로 보는 사회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임광현, 서영석, 전진숙 의원실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등재 여부를 두고 관계부처와 찬반 양측 대표 전문가들로부터 각 진영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유정 의원은 "처음에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라는 용어에 대해 잘 몰랐으나, 이 문제가 현재 뜨거운 찬반 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런 논쟁은 대개 찬성과 반대 측이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문제는 우리의 미래와 밀접한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서 찬성과 반대가 함께 모여 서로의 논리를 듣고 이해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행사 개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게임이용장애'라는 용어 자체가 낯선데 현재 게임업계는 반대하고, 정신의학계는 찬성하는 상황서 정부 부처 간 입장도 엇갈린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1년 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시간이 많지 않다. 이와 관련된 산업적, 질병적, 문화적 측면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청회를 여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도 "이 주제는 사회적 발전에 중요한 문제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했다"며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오늘의 토론이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논의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적 갈등은 논의와 소통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며, 오늘 이 자리가 그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김연숙 정신건강관리과장은 질병코드 도입 여부와 별개로 게임이용 과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먼저 질병코드의 도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민간 전문가와 정부 부처들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와 공청회, 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국내 여건과 상황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분류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영국 등 각 국가들도 게임이용 과다 관련 현황을 연구하고 진단방법의 개발, 효과적 개입 등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작년 12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의 발표를 통해 예방부터 회복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비전을 선포했다"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게임산업 활성화와 국민 건강증진을 함께 강화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게임이용 과다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