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 참가를 위해 내한한 11비트스튜디오 야쿱 스토칼스키 게임 디자인 디렉터는 14일 부산 벡스코 인근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스트펑크2'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책처럼 이야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저마다 독특한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작인 '프로스트펑크'가 생존을 위한 게임이었다면 2편은 생존 그 후를 다룬 게임이다. 2편에는 다양한 정치 시스템이 담긴 점이 전작과 다르다. 야쿱 스토칼스키 디렉터는 "1편에서 생존한 뒤 뭘 해야 할까 고민했다. 인류가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2편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좋고 나쁜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유토피아가 다른 이들에게는 디스토피아일 수도 있다. 인류의 최대 적은 자연 환경이 아닌 인류 그 자신"이라며 2편에서 정치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루카시 유슈치크 게임 아트 디렉터는 "때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의견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충돌이 어떻게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지도 고민했다. 정치 시스템을 구상하면서 역사 고증도 하고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많이 고민했다"며 정치 시스템에 많은 공을 들였음을 시사했다.
전작에서 이용자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 간신히 생존에 성공했다. 2편에서는 보다 나은 환경에서 번영하기를 원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을 터. 하지만 개발진은 2편에서 이용자들이 1편보다 더 강력한 적과 조우하게 했다.
야쿱 스토칼스키 디렉터는 "(2편에서)인류는 이미 더 나은 세상을 맞았다. 얼어죽지 않고 식량 걱정도 없다. 이미 번영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제 가장 큰 적은 인간 자신"이라고 말했다. 루카시 유슈치크 디렉터는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평화가 왔을 때 항상 전쟁이 시작됐다. 1편에서 인류가 살아남고 세계를 정복한 뒤 최고 종족이라 자부했다면, 2편에서 인간 내면의 악마가 살아나는 것"이라며 "남을 무시하고 내 생각만을 관철시키려 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이 나올 수도 있다. 우리의 실제 사회 문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스트펑크2'는 구상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많았다고. 야쿱 스토칼스키 디렉터는 "모든 게 어려웠다. 우선 5개의 다른 엔진을 다뤄야 했다. 1편은 3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2편은 90명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팀을 확장해 꾸리고 개발하는 부분 또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로스트펑크2'는) 아주 독창적인 게임이다. 비슷한 게임을 찾기 힘들 정도다. 여러 요소를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를 한 데 모으는 과정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루카스 유슈치크 디렉터는 "여러 요소를 때로는 더하기도, 때로는 빼기도 하며 복잡한 과정의 재창조 작업을 거쳐야 했다. 예를 들자면 총을 제거한 슈팅게임을 게임에 넣는 식으로 말이다. 기술적으로 아주 새로운 게임이기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아직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야쿱 스토칼스키 디렉터는 "최근 2-3년간 '프로스트펑크2'를 개발하느라 특히 바빴다"고 말했다. '프로스트펑크' IP를 기반으로 넷이즈게임즈가 개발한 '프로스트펑크 모바일'은 제대로 플레이하지도 못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비트스튜디오 개발진은 2편의 뒤를 이을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야쿱 스토칼스키 디렉터는 "아직 많은 것을 말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3편을 2편의 추가 콘텐츠 등과 동시에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프로스트펑크'와 '프로스트펑크2'를 통해 많은 게이머들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 11비트스튜디오가 차기작에서 어떤 신선함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벡스코(부산)=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