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사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는지난 27일 열린 라인게임즈 사옥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 "어느덧 훌쩍 시간이 지났는데,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이용자 분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창세기전 모바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인터뷰서 남 대표는 "PvP가 중요한 라이브 게임이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이나, 스토리 진행에 있어 중요하지 않는 캐릭터나 선호도에서 떨어지는 캐릭터를 전설 등급으로 출시하는 등 이용자 분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진행됐던 점이 생각난다. 욕도 많이 먹었다"며 지난 1년 동안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기룡 대표와 지난 9월 미어캣게임즈에 합류한 '창세기전의 아버지' 최연규 시나리오 디렉터가 동석했다. '창세기전' 원작자의 합류 이후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남기룡 대표는 "이제는 원작자이신 최연규 디렉터도 함께하는 만큼 이용자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규 디렉터는 "소프트맥스 해체 후 여러 프로젝트를 도와주던 중 지인들과 '창세기전' 팬 분들이 '창세기전 모바일'을 플레이하시는 것을 보게 됐고, 미어캣게임즈 쪽에서도 '함께 해보자'는 권유를 주셔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류 계기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개발 과정을 봤을 때 생각 이상으로 SRPG(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RPG)에 대한 시스템 기반이나 콘텐츠의 퀄리티가 좋았다"고 게임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최 디렉터는 "직접 개발에 참여하기 보다는 원작을 만들 때의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내러티브 디렉터를 담당하면서 스토리 전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큰 맘을 먹고 들어온 만큼 미어캣게임즈가 한국 최고의 SRPG 전문 회사가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연규 디렉터는 앞으로의 '창세기전 모바일' 전개와 관련해 "원작의 스토리도 좋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고, 메인 스토리의 전개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이에 기존 메인 스토리의 전개 속도를 기존보다 2~3배 이상 빠르게 전개해서 ‘창세기전2’의 후반부 스토리와 ‘서풍의 광시곡’의 등장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외전이라 할 수 있는 ‘코스모스 사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선보이는 흐름으로 스토리를 이원화해 전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 중 앞으로의 중심 요소가 될 것으로 소개된 '코스모스 사가'의 경우 원작에서 역사를 수호하는 존재인 '시즈'들이 세계관 속 다양한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한다는 컨셉트로 원작의 흐름과는 다른 'IF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 소개됐다. 원작의 흐름을 과도하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이는 일종의 '원작자 공식 팬픽'의 개념이라는 것.
최연규 디렉터는 "원작의 흐름서 나왔던 다양한 이벤트를 다른 설정으로 진행하도록 하거나, 실제 게임에서 자료로만 존재했던 역사를 이용자 분들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식으로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사실 이 쪽이 원작 설정에 더 부합하지만 그 동안 여러 사정 상 회수되지 못한 원작의 떡밥들을 정리한다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대신 수습 가능한 선에서 더 대담한 표현을 할 것이며 최종 세계관 정립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디렉터는 "'코스모스 사가'의 업데이트 시기는 매달 첫째 주에 한 개 챕터 분량으로 추가할 계획"이라며 "'코스모스 사가'를 통해 게임 플레이가 보다 풍성해지는 기반이 돼 이용자 분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관 최강자인 '흑태자'가 지금까지 없던 '아우터 원' 등급으로 등장한다는 소식에 대해 남기룡 대표는 "지금까지 '흑태자'가 미디어 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뤄졌기에 이미지나 설정 등에 있어 원작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했으며, '아우터 원'은 별도의 신규 등급이 아닌 추가적인 설정이 붙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특히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를 고려해 밸런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으며, PvP의 강함보다는 콘텐츠적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이용자 분들이 느끼실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연규 디렉터도 "'코스모스 사가'에서 '흑태자'가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고 밝힌 뒤 "메인 미션과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되는 '흑태자'의 여정은 이용자 분들도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메인 챕터 방식의 나열이 아닌 대형 이벤트의 추가로 서비스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없을지와 관련해 남기룡 대표는 "'창세기전 모바일'은 일종의 '연속극'이라 생각해 일단 그 루틴이 끊기지 않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물론 '창세기전2'의 후반부인 '창세 전쟁'은 우주 전투를 다루고 있는 만큼 마장기를 활용하거나 대규모 전투 등을 구현하며 전투의 방향성은 발전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게임에 여성 캐릭터가 적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저희 게임에서는 여성 캐릭터는 잘 안 팔리며 '템페스트' 업데이트에서도 샤른호스트와 같은 남성 캐릭터가 더 잘 팔린다. 이 때문에 내부에도 혼선이 있었고 젊은 개발자들은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편 1주년을 기념해 진행될 업데이트에 대해 남기룡 대표는 "큰 규모의 이벤트와 보상이 제공되며 신규 경쟁 콘텐츠와 기존 패키지 보상도 준비돼 있다. 기존 이용자는 물론 복귀 또는 신규 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대대적인 이벤트가 진행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즐겁게 플레이하셨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최연규 디렉터 역시 "지인 중에 다시 게임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 '1주년때 보상 많이 주니까 그때 다시 하라'고 만류하기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국내 서비스가 안정되면 대만 및 일본을 통해서도 해외의 '창세기전' 팬과 SRPG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두 사람은 "내부적으로 더욱 탄탄해진 만큼 '창세기전'을 기억하시는 팬들과 새롭게 SRPG를 즐기시려는 신규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즐거움을 전해드리고 '창세기전 모바일'이 '창세기전' 그 자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