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리뷰] 퍼스트 버서커: 카잔, 액션 RPG에 '소울' 한 스푼

넥슨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넥슨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누구나 클리어하기 어려운 액션 RPG는 다수 존재한다.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강력한 몬스터, 행동에 제약을 거는 스태미너, 일격에 캐릭터를 사망시키는 맵 구조 등 클리어의 성취감에 초점을 맞춘 액션 RPG들이 이른바 '소울라이크'라는 이름으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난이도로 인해 좌절하며 중도 포기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주인공 '카잔'의 성장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개발진이 '소울라이크'가 아닌 '하드코어 액션 RPG'라고 천명한 이유를 게임 진행 중 액션의 변화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전투가 보고 피하는 방식의 직관적인 액션으로 구현된 데다 시각 효과, 사운드 등 전투에 유용한 정보가 제공되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면서 진행되도록 구성됐다. 이에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마치 수싸움을 펼치는 듯한 공략의 재미도 느껴졌다.

하드코어를 추구하면서도 치밀한 설계를 통해 접근성도 낮췄다. 게임을 전반적으로 수월하게 돌파할 수 있도록 쉬움 난이도가 제공될 뿐 아니라, 보스전까지의 여정에 공략의 단초를 심어두면서 보스와의 첫 조우에서도 좌절 보다는 도전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유도했다. 나아가 플레이하면서 경험을 쌓아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아이템을 성장시키도록 설계되면서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3가지 핵심 요소가 어우러진 '퍼스트 버서커: 카잔'만의 재미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 '카잔'과 함께 성장하는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 '바이퍼' 전투 장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 '바이퍼' 전투 장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주인공 '카잔'의 성장에 따라 진화한다.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장르를 구현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전투 양상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구간별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

게임 초반부 주인공 '카잔'은 고초를 겪고 약해진 상태에서 명계의 존재인 '블레이드 팬텀'의 힘을 받아들이면서 버서커(귀검사)가 된다. 힘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 '카잔'의 전투는 방어와 회피를 중심으로 하는 '소울라이크' 장르와 유사한 양상을 띄게 된다. 체력과 스태미너가 낮아 행동에 많은 제약이 걸리는 것은 물론, 특별한 스킬도 투귀화(변신)과 같은 능력도 없다. 따라서 비슷한 장르의 기존 게임들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초중반부 전투 장면. 대체로 방어와 회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초중반부 전투 장면. 대체로 방어와 회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데모 버전 구간이 지나고 '카잔'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진화된 전투를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스킬이 해금돼 '카잔'의 전투는 단순히 막고 피하는 전투가 아닌 스킬을 활용해 적극적인 방법으로 적을 공격해 탈진을 유도하고 쓰러트리는 방식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무기 창을 사용하는 귀신: 열풍 스킬의 경우 적의 일반 공격을 모두 패링하는데, 빠르게 콤보 공격을 감행하는 보스에게 사용한다면 스태미너 수치를 크게 깎고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다만 능력치가 부족하기에 스킬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감행하기는 어렵다.

중후반부에 들어서면 강력한 패턴도 스킬을 통해 넘길 수 있었다.
중후반부에 들어서면 강력한 패턴도 스킬을 통해 넘길 수 있었다.
후반부에 들어서면 전투의 액션이 한층 풍성해진다. 체력과 스태미너가 여유롭고 스킬을 사용 가능한 투기 수치도 넉넉하기에 스킬을 활용한 화려한 액션으로 적들을 몰아치는 광경이 자주 연출됐다. 그럼에도 보스전에서는 고유한 패턴이나, 속성 피해에 따른 특별 기믹이 있어 긴장감을 가져야 했다. 이에 세트 아이템 및 스킬 효과, 소비 아이템을 활용한 상태이상 제거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는 새로운 전투 양상이 나타났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진은 출시 전부터 게임 내 액션을 두고 '보고 피하는 액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적의 공격 대부분은 눈으로 확인해 어떤 공격일지 파악하기 용이하게 구성됐으며 사운드, 시각 효과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다. 왼손으로 찌르기를 감행하는지, 베기 공격이 상하좌우 중 어디부터 시작되는지, 공격 중 어떤 소리가 났는지 등을 파악했다면 충분히 다음 공격을 예측해 방어하고 회피할 수 있다. 찌르기나 잡기의 경우 왼손의 경우 어느 쪽으로 공격하는지에 따라 회피 방향을 결정해야 할 정도로 섬세하게 짜여졌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무기의 특성을 게임 내 재화로 변경이 가능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무기의 특성을 게임 내 재화로 변경이 가능하다.
다양한 세트 장비 제작도 가능하다. 대체로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분해한 재화가 사용됐다.
다양한 세트 장비 제작도 가능하다. 대체로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분해한 재화가 사용됐다.
장비를 파밍하는 RPG 요소는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세트 장비에는 특성을 통해 고유 효과가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능력치를 향상시키거나 특정 무기군의 공격이나 스킬을 강화시킬 수 있다. 특히 장비를 얻은 이후에는 새로운 장비를 얻기 위해 몬스터를 반복해 잡을 필요 없이, 특성 변환이나 장비 계승을 통해 능력치를 바꾸고 레벨을 높일 수 있게 했다. 높은 수의 세트 효과가 활성된 상태에서는 그만큼 강력해지나, 2-3개만 활성화된 상태에서도 준수한 효과가 제공되기에 다양한 세트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유용했다.
모든 공격을 회피하고 방어할 수 있다면 스킬 없이도 공략이 가능하지만, 게임의 후반부로 갈수록 공략에 도움이 되는 장치가 늘어나면서 원하는 방법으로 게임 클리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자연스럽게 화려한 액션이 늘어나고, 이용자들이 캐릭터의 성장을 체감하면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좌절 보다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하드코어 보스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 '반가우의 망령' 전투 장면. 서브 미션 보스는 메인 미션 보스와 유사한 형태와 패턴을 지녔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 '반가우의 망령' 전투 장면. 서브 미션 보스는 메인 미션 보스와 유사한 형태와 패턴을 지녔다.
어려운 보스전을 돌파 후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은 액션 RPG 장르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일부 게임에서는 강력한 보스를 만나면 좌절감을 느끼게 되지만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보스와의 첫 조우에서 좌절이 아닌 공략을 위한 전략을 고민하도록 구성됐다.

액션 RPG에서 보스전을 처음 경험할 때 기본적인 공격 조차 공략하지 못한다면 난이도는 급격하게 높아진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경우 엘리트 몬스터를 활용해 보스의 기본적인 공격을 미리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엘리트 몬스터들은 일반 몬스터 대비 높은 피해를 가하는데다, 체력도 많다. 다만 공격의 박자나, 모션 등이 해당 챕터의 보스와 닮아있어 일종의 학습 장치로 작용한다. 엘리트 몬스터는 처치하면 다시 나타나지는 않기에 게임 진행 중 중간 목표가 되는 요소일 뿐, 전체적인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보스전 경험이 캐릭터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클리어를 위해 다시금 도전하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보스 공략에 실패해도 캐릭터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재화가 제공된다. 이용자의 경험과 캐릭터의 성장이 연결되면서 보스 공격에 익숙해지고, 동시에 캐릭터도 강력해진다. 나아가 능력치가 부족해 보스를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 사냥으로 레벨을 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보스 공략에 걸리는 시간이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 장치로도 작동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인간형 보스 전투 장면.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공격으로 빠르게 스태미너 수치를 깎을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인간형 보스 전투 장면.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공격으로 빠르게 스태미너 수치를 깎을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보스는 크게 인간형과 괴수형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인간형 보스의 경우 스태미너를 끊임없이 회복하기에 기절 상태를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공격을 지속 감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격 후 자세가 무너진 상황이라면 연속적으로 공격을 몰아칠 수 있어 단번에 스태미너를 깎는 것도 가능했다. 괴수형 보스는 스태미너를 회복하지는 않지만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이에 단번에 스태미너를 깎는 것은 어렵지만 특정 약점을 다수 공격하면 부위가 파괴되면서 공격 순간을 잡을 수 있도록 하면서, 유형별 다른 공략이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이외에도 보스전까지 도착하는 과정에서 해당 보스를 상대로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제공되거나, 보스전에서 함께 싸우는 NPC를 소환할 수 있는 조력의 영혼 시스템 등 다양한 장치로 보스를 공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전이 어렵다면 쉬움 난이도로 변경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쉬움 난이도에서는 피해량 감소, 공격력 증가, 기력회복 증가, 무기 제한 상한 증가 등 게임 전반에 걸친 조정이 제공된다. 보스 공략에 따른 성취감은 유지시키면서 보다 빠르게 공략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셈이다. 단 쉬움 난이도로 변경한 이후 보통 난이도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던전앤파이터'의 변신은 무죄! 앞으로가 기대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내 NPC '단진'에게서는 항아리 정령을 수집하면 다양한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내 NPC '단진'에게서는 항아리 정령을 수집하면 다양한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2D '던전앤파이터'가 3D 카툰 그래픽으로 재해석된 것을 넘어, 액션 RPG 장르의 기본기를 지키면서 스킬을 활용한 화려한 액션을 시작으로 여러 방법로 보스 공략이라는 액션 RPG 특유의 재미를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정식 버전에는 앞서 공개된 데모 버전 이상으로 흥미로운 액션이 담겨있다.

개발진은 "1회차 진엔딩까지 약 80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는데, 게임이 3차례에 걸쳐 변화하면서 80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지나가도록 설계됐다. 메인 미션별 후일담, 관련 이야기에 대한 서브 미션, 수집요소 등 풍성한 콘텐츠도 마련됐다. 나아가 수집요소에 따라 총 3개의 엔딩이 제공되면서 다회차 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도록 구성됐는데 장비를 다르게 사용하거나, 숨겨진 길을 찾는 등 색다른 방법으로 게임을 다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게임 내 이미지.
'퍼스트 버서커: 카잔' 게임 내 이미지.
고난이도의 액션 RPG를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려워서 '소울라이크' 장르의 진입장벽에 가로막힌 이용자들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마련된 다양한 장치를 활용한다면 비슷한 장르에 입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현재 '던전앤파이터' IP를 새로운 장르로 넓혀가는 '던파 유니버스' 게임들을 다수 제작 중이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완성도에 벌써부터 '던파 유니버스'로 나타날 후속작들이 기다려진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