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시상식을 휩쓸며 인디 게임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익스릭스가 신작 '샴블즈'로 '다키스트 던전',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과 같은 글로벌 인기 게임처럼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31일 익스릭스 이재복 대표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샴블즈'는 텍스트 기반 어드벤처와 덱빌딩 로그라이크라는 두 장르의 접점에서 이야기를 가장 밀도있게 풀어내는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 온 결과물"이라며, "'다키스트 던전',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 장르 내 반향을 일으킨 게임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목표를 천명했다.
지난 27일 정식 출시된 '샴블즈'는 앞서 'BIC 페스티벌', '지스타 인디게임 어워드' 등 인디게임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적지 않은 인디게임 팬들 사이 기대작으로 꼽힌 바 있다. 출시 직후 약 4일인 31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유료 게임 3위, 구글 플레이 유료 게임 7위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재복 대표는 '샴블즈'의 강점으로 100여개의 엔딩으로 구성된 서사를 꼽았다. 그는 "'샴블즈'의 가장 큰 차별점은 '모든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라며, "단순한 생존이 아닌, 선택의 무게를 느끼며 자신만의 여정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샴블즈' 메인 이미지(제공=익스릭스).
'샴블즈'는 종말 이후 500년 뒤 세상을 배경으로, 500년 동안 지하 벙커에서 살아온 생존자(캐릭터)들이 지상으로 나와 변해버린 세상과 마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용자들은 탐원대원 중 한 명이 돼 다양한 세력과 문명, 이형 생물들이 살아가는 유스테아 대륙을 탐험하게 된다.
유스테아 대륙은 지역마다 다른 생태계, 정치적 갈등 구조가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이재복 대표는 "이용자의 선택이 여러 갈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분기형 스토리 구조로 구성했다"며, "어떤 세력과 손을 잡을지, 누구를 구하고 외면할지 등 끊임없는 선택으로 세상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애착가는 시나리오로는 노예 출신 소녀였지만 반대 세력에게 구원받아 지금은 성녀로 불리는 '산마지카의 성녀 루시' 이야기를 꼽았다.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루시'가 자신의 세력에 대한 이면을 마주하면서 세계의 진실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담긴 여정이 '샴블즈'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테마와 가장 맞다있다는 것이다.
'샴블즈' 이야기 진행 장면(제공=익스릭스).
이재복 대표는 "('샴블즈'의 테마는) 절대적인 선과 악은 없고 진실은 언제나 각자의 신념과 믿음의 충돌만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라며, "해당 에피소드는 다른 에피소드인 '기사의 명예'와 연계돼 양 진영의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시점에서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이야기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서사에 대한 노력만큼 전투에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이재복 대표는 "텍스트 기반 RPG, 덱 빌딩, 로그라이크 요소들을 결합해 스토리텔링과 전략적인 전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며, "300장 이상의 카드, 200종 이상의 장비와 스킬을 통해 단순히 이야기만이 아닌 전투에서도 긴박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샴블즈' 전투 장면(제공=익스릭스).
현재 '샴블즈'의 얼리 액세스가 진행 중인 스팀 버전 정식 출시와 함께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준비 중이다. 나아가 DLC(확장 콘텐츠)를 통해 본편에는 담기지 못한 이야기도 본격 다룰 계획이다.
이재복 대표는 "첫 번째 DLC '녹색 심연(가제)'를 통해 게임 내 서쪽 구역이 전부 개방되고, 그린피아와 로아 세력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라며, "본편 이상으로 충격적인 전개와 함께 본편과 유사한 분량으로 단순 DLC를 넘어 또 하나의 완성된 게임으로 기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재복 대표는 익스릭스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익스릭스는 대학 시절 선후배들이 모여서 시작한 팀으로 출발해 현재는 약 6명의 작은 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샴블즈'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만큼 팀 규모를 늘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계획이다.
익스릭스 이재복 대표(제공=익스릭스).
이재복 대표는 "현재 시나리오 담당자 1명, 마케팅 및 운영 담당자 1명을 우선 충원할 계획이며, 개발자의 추가 영입도 준비 중이다"라며, "특히 '샴블즈'처럼 서사 중심의 게임을 함께 만들어가는 만큼 이야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이 깊고, 이용자의 경험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이와 함께하고 싶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복 대표는 "우리는 세계를 만들어놨을 뿐이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은 이용자들의 몫"이라며, "'샴블즈'만의 새로운 세계를 즐기며 마주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