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프레시안’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정부와 조선일보가 게임 마녀사냥을 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교과부의 견제 전략 ▲해이해진 대중들의 기강을 바로 잡으려는 훈육주의, ▲MB정부의 태생적인 기독교 보수주의 등이다.
이 교수는 교과부가 조선일보을 이용해 게임 공포증을 확산시키면서 서울시 교육청이 주도했던 학생인권조례의 반대여론을 형성시켰다고 지적했다.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게임에 빠져 생활이 문란해지고, 안 그래도 건방지고 제멋대로의 학생들에게 '인권은 무슨 인권'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절묘하게도 조선일보가 게임 죽이기를 시작했던 시점은 학교인권조례 발표가 난 직후다. 교과부는 서울시 교육청의 방침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고 기독교 단체 및 보수단체와 함께 반대 여론을 형성해갔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교과부로서는 일시에 반대 여론을 만들 계기가 필요했고 그 소재로 삼은 것이 게임 죽이기란 설명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조선일보를 찾아 이를 당부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또한 게임 죽이기 이면에는 국가와 기업을 위한 건전한 노동에 매진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하면 패가망신 한다’는 인식을 퍼트리고 게임으로 여가를 즐기긴 보다 건전한 일에 주력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기독교 보수주의도 게임 죽이기를 한 몫 거들었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MB 정부 국정 철학의 이면에 자리 잡은 기독교 보수주의관이 게임에 대한 일방적인 혐오감과 극단적인 증오심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기독교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청소년 기독교신자들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 이 현상을 부추기는 것으로 바로 게임을 지목하고 있다. 게임 때문에 아이들이 교회를 가지 않자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가 게임을 적으로 간주했다는 요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같은 기독교 보수단체는 게임을 교회의 적이고 청소년 사역의 최대 악으로 규정하고,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여가부와 교과부와 동맹을 맺고 게임 죽이기에 앞장선다는 것이다.
끝으로 이 교수는 게임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직접적, 강제적 규제 보다는 게임 외부환경-교육환경, 가정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이 한국 보다 오래 전에 발달한 미국의 교육계도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게임 공포심을 대중들에게 유포해서 돈과 법으로 감각과 감성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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