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김 대표가 특별 강연자를 자처한 이유는 이종원 KOG 대표와의 친분 때문. 넥슨이 ‘엘소드’를 서비스하면서 연을 맺게 된 두 대표는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절친’ 사이다.
오늘 행사는 이종원 대표가 질문을 하고 김정주 대표가 답을 하는 자유로운 좌담형식으로 치러졌다. 김대표는 KOG 직원들과 계명대학교 학생들, 대구게임스쿨 관계자들에게 ‘넥슨 경영에 대한 철학’, ‘글로벌 시장에 대한 비전’, ‘일본 상장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며, “특히 창업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일찍 시작해서 두세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과 M&A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넥슨은 60개 정도 게임이 있는데 그 중 돈 버는 건 고작 7~8개고 이것도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며, “게임산업보다 부침이 심한 곳은 없고, 닌텐도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에게 닌텐도 만큼 세계가 알아주는 IP(지적재산권)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외서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그런 회사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M&A를 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사람’을 꼽았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매출 등) 숫자를 본다. 그러나 실제로 숫자만으로 좋은 관계가 이어지진 않는다”며, “원론적인 얘기지만 ‘사람’이 좋아야 한다. KOG 이종원 대표처럼 오래 본 사람들이라면 사업에 대해 논할 수 있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정주 대표는 ‘일본증시 상장이 결국 회사를 일본에 판 것이 아니냐’는 날 선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만든 걸 가지고 어떻게 해외에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 매출의 70%도 해외에서 벌고 이 정도면 세계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하지만 미국의 메이저 회사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게임은 KOG에게도 넥슨에게도 없다. 일본상장은 내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 중 일부일 뿐이다. 안정적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 주는 일본은 그래서 선택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쳐라, 게임산업만큼 다이나믹하고 기회가 마구 열리는 곳은 없다. 그런 만큼 모험적으로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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