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카톡의명암①] 카톡 모바일게임 시대 불 지폈다… 제2 벤처돌풍
[카톡의명암②] 공룡으로 성장한 카카오톡, 오픈마켓 걸림돌 될까
[카톡의명암③] 카카오톡vs라인, 해외시장 놓고 맞불
[카톡의명암④] 대선 후보도 쓰는 카톡, 日수상 관저도 쓰는 라인
국내 모바일게임 흥행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카카오톡. 하지만 최근 카카오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황소개구리'로 급부상한 카카오톡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집어삼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요.
모든 우려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자유롭게 게임을 출시할 수 없는 오픈마켓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엄격한 카카오 내부 심사를 거친 게임만이 출시될 수 있는 구조지요.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카카오톡 입점을 대기하고 있는 게임만 수백종에 이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지요. 이같은 쏠림 현상 때문에 현재 시장이 피처폰게임 시절로 퇴보했다는 지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과거 피처폰게임의 유통 구조를 알아볼까요. 스마트폰게임이 확산되기전인 2000년대 중반, 모바일게임 시장은 게임업체(CP)가 게임을 만들고 국내 이통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제출, 심사를 거쳐 유통되는 구조였습니다. 이통사가 모바일게임의 전적인 유통 권한을 갖고 있었지요.
조악한 게임이라도 이통사 플랫폼의 첫 페이지에 노출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이통사와 게임업체 사이에는 엄격한 서열이 정해졌습니다. 모바일게임 성공을 위해 게임업체들은 이통사의 비위를 맞춰가며 좋은 관계를 맺어야 했지요.
이같은 갑을 관계가 재편된 것은 2010년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오픈마켓이 활짝 열리면서부터입니다. 오픈마켓에서는 누구나 제한없이 콘텐츠를 올릴 수 있지요. 이통사의 강력한 권한인 게임 유통권이 풀려버리면서 스마트폰게임은 피처폰게임과는 전혀 다른 유통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등장으로 과거 피처폰게임의 유통 형태가 재현되는 듯합니다.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게임업체들이 이통사에 줄을 섰던 것처럼, 모바일게임 흥행을 위해 게임업체들이 카카오톡에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죠.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게임업체들에게 주어졌던 콘텐츠 유통권한이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사업자의 등장으로 사라지다시피 하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카카오톡이 시장 지배력을 보다 넓혀나갈 계획을 밝히면서 이같은 우려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카카오페이지'를 공개하며 오픈마켓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이용자가 개발한 다양한 콘텐츠를 사고 팔수 있는 오픈마켓입니다.
(애플, 구글의)오픈마켓 속의 (카카오) 오픈마켓인 셈입니다.
제한된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달리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수수료도 카카오톡 게임하기보다 다소 낮은 20%로 책정해 콘텐츠 개발자들의 부담을 낮췄습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큰 성과를 거둔 카카오가 이번에는 게임 이외의 콘텐츠까지 모두 끌어안겠다는 것이지요.
시장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카카오는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2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페이스북과 텐센트의 예를 들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에만 관점을 맞춰 파트너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페이스북, 파트너와 수익배분율이 1:9에 달하는 이기적인 텐센트와 달리 카카오는 파트너와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플랫폼이 아무리 성장해도 기존의 수익분배 구조를 유지하겠다"며 "마음대로 룰을 바꾸면 플랫폼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한 룰을 바탕으로 파트너들과 안정적인 수익을 나누겠다는 것이지요. 김범수 의장은 "3년내로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톡이 시장의 우려와 달리 건전한 모바일 유통 질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황소개구리' 카카오톡이 올챙이적 시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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