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측은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을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부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면서 유사한 부서가 통합됐고 색깔이 불분명한 팀은 해체됐다. 실장, 팀장 등 다수의 중간 관리자가 다른 보직으로 발령 났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조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해진 NHN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해진 창업자는 최근 사내 강연에서 “NHN은 대기업도 아닌데 의사결정 구조가 느리고 종사자들도 긴장감이 없다”며, “초기 벤처정신,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창업자는 강연에 앞서 비선라인을 통해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채우는지, 관계사를 어떻게 대하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창업자가 “그 동안 10시에 출근하도록 한 것은 야근자가 많기 때문인데 요새는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한 것도 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HN은 조직개편으로 대기업화, 관료화 돼 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불똥은 한게임 부분으로 튀었다. 외형만 놓고 보면 한게임 사업은 부문대표직이 사라졌고 네이버에 비해 본부 비중이 줄었다.
특히 한게임 대표직을 없앤 것에 대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NHN은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사명이 네이버컴에서 NHN으로 바뀐 것은 이듬해로 의미는 ‘Next Human Network’지만 네이버(NAVER)와 한게임(HANGAME)의 머릿글자를 땄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와 이해진 네이버 부사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통합은 했지만 한게임의 독자성은 유지됐다. 김범수 창업자가 퇴사하면서 무게추가 네이버로 기울긴 했지만 김정호 대표 등이 한게임을 책임져왔다. 김 전 대표가 2009년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하고 남궁훈 전 USA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NHN에는 한게임 창립멤버가 사라졌다. 이후 NHN은 공식적으로 한게임 대표를 두지 않았다.
정욱 전 게임본부장이 대표직을 맡긴 했으나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정 대표대행도 지난해 퇴사를 하면서 대표직은 공석이 됐고,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이마저도 없어졌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는 NHN 내 한게임의 입지가 줄었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NHN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막대한 힘을 가진 네이버에 비해 한게임은 고포류 서비스가 항상 문제로 지적돼와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며, “이미 상당수 사업의 중심이 네이버에 있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상징적인 한게임 대표직을 없애버림으로써 그러한 의도를 더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 홍보실은 공식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관련 기사
조직개편한 NHN, 인력 이탈 후폭풍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