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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게임은 보약이다⑦] 게임중독 자녀둔 학부모 "게임하기 원한다"

최근 게임산업은 사상 유례 없는 정부의 탄압 아래 신음하고 있습니다. 문화관광부, 여성가족부, 교육과학부, 청와대로 이어지는 규제의 수레바퀴는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건전한 문화 여가활동의 큰 축으로 자리잡은 게임이 마침내 '게임=마약'이라는 똥물을 뒤집어쓰는 사태까지 이르렀지요. 데일리게임에서는 정부와 일부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게임산업과 게임, 또 게임으로 부터 야기되는 여러가지 악영향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고자 게임과 관련된 국내외의 여러 연구 사례들과 언론보도, 학계의 의견 등을 짚어봤습니다.<편집자주>

[기획 : 게임은 보약이다⑦] 게임중독 자녀둔 학부모 "게임하기 원한다"

"아이가 밤늦게 공부하고 독서를 하듯이, 게임을 하고 싶으면 게임하기를 원합니다.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며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늦은 밤이라도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해야 한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게임중독 자녀를 둔 김혜정씨의 말이다. 김씨는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씨의 큰 아들은 게임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중학생 아들 또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만 꺼내도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오죽 했으면 아이들을 병원 치료까지 받게 한 자신이 못내 아쉽고 후회스럽다고 한다.

김 씨는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혼도 많이 내고 (게임을)못하게도 했다. 심지어 아이 아빠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변화는 없었다. 김씨는 이 때 처음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아이들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아이들에게 게임이 그렇게 좋냐고 물으니, 게임이 밤 새서 할만큼 재미있지도 않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왜 그랬냐고 다시 물었죠.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해도 그만큼 성적은 안오르고, 자신이 무능한 것 같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하더군요. 더욱이 부모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은 제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어요."

아이의 생각을 전해 들은 김씨는 자신의 교육방식이 한참 잘못됐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아이가 게임에 빠진 이유를 단순히 부모 입장에서 바라본 것 또한 편향된 해석이었다는 것. 김씨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함께 고쳐나가자는 약속을 받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컴퓨터 앞으로 떠민 건 부모들입니다. 솔직히 말해 아이들이 밤새 공부한다고 해도 이를 막을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아이가 겪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관심이 게임중독을 예방할 수 있으며, 대화를 통해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같이 고민하게 됩니다."

김씨는 '무조건 하지 마라'식의 강압은 아이들로 하여금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또 셧다운제를 포함한 정부의 규제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의 잔소리를 피해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서 게임과 성적으로 인한 갈등의 악순환이 고착됩니다. 왜 아이가 게임을 하는지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내 아이가 셧다운제 등 불필요한 법 때문에 범법자가 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내 가족의 일을 정부가 간섭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 아닐까요."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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