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위기의 네오위즈③] 허울뿐인 '그린 피망'…게임규제 빌미제공

3년 전만 하더라도 네오위즈게임즈는 엔씨소프트, 넥슨, NHN과 함께 '4N' 그룹을 형성하며 국내 게임산업을 선도했다. 후발주자임에도 2009년 넷마블 매출을 추월했고 2010년에는 한게임 매출에 근접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던 것처럼 몰락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4N'이란 위상마저 흔들린다. 이 모든 중심에는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가 있다. 나 대표는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서비스업체에 불과했던 네오위즈를 게임과 음악,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IT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독선적인 경영과 시대흐름에 대한 안목부재, 도덕성 논란으로 지금 네오위즈의 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 됐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위기의 네오위즈①] 숫자놀음에 병들다…나성균식 경영에 한계
[위기의 네오위즈②] '피파-크파' 재계약 사태, 창업자가 원인
[위기의 네오위즈③] 허울뿐인 '그린피망', 정부규제 불렀다
[위기의 네오위즈④] '청년특위' 윤상규 대표, 청년실업 부추겨
[위기의 네오위즈⑤] 쫓겨난 직원들-재벌된 경영진, 도덕성 논란
[위기의 네오위즈⑥] 성장 가능성 제로, 매각도 힘들다

[위기의 네오위즈③] 허울뿐인 '그린 피망'…게임규제 빌미제공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최근 웹보드 게임의 사행화 방지를 위한 조치를 내놨다. 게임머니 구매한도 월 30만원 제한, 게임머니 과다 사용 시 48시간 이용 제한, 자동배팅 금지, 게임 접속시 공인인증서 확인 등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오는 28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해 수정되거나 유지 또는 폐지될 예정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문화부가 내놓은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네오위즈게임즈 때문에 도마 위에 올라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부산진경찰서는 '한 게임업체'가 게임머니 거래를 방조해 8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고 발표해 업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수사는 2011년 4월에 처음 시작됐고,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머니상과 연관돼있는 게임업체들로 수사가 확대되고, 다른 곳의 범죄사실이 적발되는 등 불똥이 튀기도 했다. 경찰이 지목한 '한 게임업체'가 바로 네오위즈게임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11년 6월 그린 피망 켐페인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뒤 단 2개월만에 연 200억원을 투자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지난 2009년 게임업계는 '그린게임캠페인'을 내걸고, 자율규제를 하기로 했지만 실제 자발적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 규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산업 특성상 여러가지 변수는 생길 수 있다. 특히 웹보드게임의 경우 사행성 문제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이휴 네오위즈게임즈의 고포류 웹게임 매출액이 늘어난 것도 규제의 또다른 한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NHN 한게임이 그린게임캠페인으로 웹보드게임 매출을 줄이자 반대급부로 네오위즈게임즈의 매출은 실제로 급상승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그린게임캠페인이 시작된 2010년 매출 4267억원으로 2009년 2771억원 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중 웹보드게임 매출은 1179억원으로 전체매출의 25%가량을 차지했다.


여기에 네오위즈게임즈가 건전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실시한 그린 피망이 '눈가리고 아웅'식 사업 전략으로 이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그린 피망 선포 이후 웹보드 게임의 매출 비중이 낮아졌다고 발표하면서 이용자 확보에는 열을 올렸다는 주장이다.

네오위즈 내부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가 그린 피망 캠페인을 통해 풍선효과로 이득을 봤다"며 "앞에서는 그린 피망을 선포하고 뒤에서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한 것"이라고 제보하기도 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2011년 공개한 그린 피망 계획은 그린패트롤 시스템을 가동해 비정상적으로 웹보드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제재를 강화하고 이벤트 경품금액 최고 한도를 3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건전'이란 글자를 내세운 것과 달리 실제 효과를 봤는지는 미지수. 특히 법에 지정된 경품한도 500만원을 300만원으로 끌어내린 것만으로는 '건전'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경품 한도액을 200만원 하향조정했다고 해서 (고포류 게임에 대한) 이벤트 효과가 반감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고포류에 대한 경품 자체를 없애야 취지에 맞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직도 네오위즈게임즈는 국내 3대 게임포털인 한게임, 넷마블, 피망 가운데 유일하게 메인페이지에서 고스톱, 포커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내용은 대부분 게임머니를 대폭 지급하겠다는 광고로 구성돼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난해 매출은 6751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이 중 해외매출은 4068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고, 국내 매출은 14% 감소한 2683억원으로 기록됐다. 국내 매출이 감소한 것은 '피파온라인2' 서비스 중단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웹보드 게임 매출 부진은 알려진 것과 달리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관련 기사
[위기의 네오위즈②] ‘피파-크파’ 재계약 사태, 창업자가 원인
[위기의 네오위즈①] 숫자놀음에 병들다…나성균식 경영에 한계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