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의 시간을 늘리고 게임 중독 치유를 명목으로 매출 1%를 징수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자 게임업계가 거센 반발에 나섰다. 게임산업의 숨통을 틀어막는 규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7인은 지난 8일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막는 현행 셧다운제 적용 시간이 기존 12시부터 6시에서 10시부터 7시로 3시간 늘어난다.
또한 여성가족부는 인터넷 게임중독 치유 부담금이라는 명목으로 게임업체 연매출 1%를 징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여성가족부가 정한 중독성지수 측정을 받지 않거나 중독 유발지수가 높은 게임을 제공한 경우 등에는 매출액의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도 추가로 밝혀져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강제적 셧다운제를 확대 적용한다는 것에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셧다운제로 인한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감소율은 0.3%에 그쳤다. '셧다운제 시행으로 인한 게임시간 시간대 변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문구도 이 보고서에 언급돼 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속에 우뚝 솟은 국내 게임 시장이지만 정부는 지원사격도 모자라서 규제만 늘어간다.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모든게 불편하다"고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연매출 1%를 징수한다는 것도 큰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경마나 파친코 같은 도박산업에도 매출의 0.3%를 부과하는데 게임 산업에는 매출 1%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게임산업의 숨통을 틀어막겠다는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새 정부가 게임산업을 5대 킬러 콘텐츠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언급한만큼 법안 심의 과정에서 신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가 확산되자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손 의원 측은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손인춘 의원실은 "게임업체들과 여론 수렴 차원에서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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